내용요약 올해 하반기도 경영실적 악화 예상
자영업자 40% 3년 내 폐업 고려
코로나19 규제 완화 이후에도 국내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하기만 하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규제 완화 이후에도 국내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하기만 하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에도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영업자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상당수는 올해 하반기에도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순익 실적에 대한 질문에 자영업자의 63.4%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답변했고, ‘순익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63.8%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 순익은 9.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전경련이 실시한 조사에서 상반기 매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3.3% 떨어졌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어, 자영업자들은 실질적으로 2년째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반기 매출 전망은 올 상반기보다 감소 50.8%, 증가 49.2%로 나타나 여전히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비율이 높았다.

올해 자영업자가 가장 부담된 경영비용 증가 항목으로는 △원자재·재료비(20.9%) △인건비(20.0%)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18.2%) △임차료(14.2%) 순으로 조사됐다.

자금 사정을 살펴보면, 조사 대상 자영업자들의 평균 대출금액은 약 83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모가 1억원 미만이라는 답변이 대부분(75.4%)이었고, 1억5000만원 이상 대출을 했다는 응답은 약 13.4%였다.

대출이 늘어난 이유로는 △임차료, 인건비, 공공요금의 고정비 지출(46.9%) △기존 대출이자 상환(25.0%) △원자재·재료비 지출(15.2%) 등 기존 사업의 확장 혹은 투자를 위한 추가 대출보다 기존 사업 유지를 위한 대출이 많았다.

대출 감소 이유로는 △향후 금리 상승 우려로 기존 대출 축소(40.6%) △매출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인한 기존 대출 상환(20.9%) △대출한도 문제로 인한 추가 대출 불가(17.2%) 등이 있었다.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선 자영업자들의 84.4%가 오는 2024년 이후로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보는 비율은 12.8%에 불과했다.

한편, 자영업자들의 약 40%가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폐업을 고려하게 된 주요 이류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9.4%) △자금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6.7%)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4.2%) 등이 있었다.

반면, 폐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경우도 있었다. △특별한 대안 없음(22.3%) 등 부정적인 이유가 53.1%로, 코로나19 종식 후 경기회복 기대(14.2%) 등 긍정적인 이유(25.5%)보다 더 컸다.

실제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이 폐업할 때 퇴직금 개념으로 지급되는 노란우산의 폐업 공제금이 올해 5월 말까지 5549억원이 지급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6.4% 증가한 수치다.

방역 조치 해제로 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지속적으로 영업 실적이 악화되자 폐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어두운 경기 전망 속에 다른 대안이 없거나 대출금·임차료 등 부담으로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고려하기도 힘든 상황이다”라며 “내수 활성화 촉진 등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줄 정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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