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4이통사 유치, 2010년부터 7차례 실패에도 8번째 도전
진입 장벽 완화로 성장 뒤 규제 발목 잡힐 우려
윤석열 정부가 이통 3사의 독점 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4 이통사와 알뜰폰 등 대책을 내놨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이통 3사의 독점 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4 이통사와 알뜰폰 등 대책을 내놨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정부가 이동통신 3사의 과점 구조를 타파하고자 제4 이동통신사 유치와 중소 알뜰폰 육성에 나섰다. 이는 이통 3사에 대항할 사업자를 키워 요금 인하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신규 사업자에게 정책금융과 세액공제를 지원하고 이통 3사의 네트워크를 공동 이용하게끔 조치하고, 알뜰폰의 경우 이통 3사에 지불하는 도매대가를 할인해주는 방안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통신사 카르텔’을 깨뜨리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5G 중간요금제 내놨지만… 비싼 요금은 소비자가, 이익은 이통 3사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통신요금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며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이에 정부는 "다양하고 저렴한 5G 요금제가 지속적으로 출시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연 2회 주기적으로 최적요금제를 고지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행 3사의 5G 중간요금제를 살펴보면 여전히 6~7만원대의 비싼 통신비를 내야 한다.

소비자들은 △5G 최저요금제 추가 인하 △단말기유동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폐지 △데이터 종량제 도입 등을 기대했지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이통 3사별 5G 중간요금제 현황
이통 3사별 5G 중간요금제 현황

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통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2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별로 SK텔레콤은 4885억원, KT는 5103억원, LG유플러스는 28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9%, 11.13%, 13.2% 증가한 금액이다.

이통 3사는 당초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면 고가요금제(100기가바이트(GB) 이상) 사용자들이 이탈해 손해를 우려했으나, 오히려 LTE가입자들이 5G로 이동하는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즉 이통 3사의 이익이 되레 커진 꼴이 됐다.

이에 요금제 종류만 늘어났을 뿐 기본단가는 여전히 높아 이용자들이 실질적인 통신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같은 날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진입 지원 △알뜰폰 업계 경쟁력 강화 △요금제도 개선 및 이용자 선택권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통신시장 경쟁력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이통 3사로부터 회수한 28GHz 전용 주파수와 앵커주파수를 함께 할당해 신규사업자를 유치, 5G 사업 경쟁 촉진에 나서겠다는 방향성이다. 제4 이통사를 키워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통 3사도 수익화에 실패한 28GHz를 가지고 사업을 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 대표적인 '규제 산업' 통신 업계, 단순 지원만으론 제4 이통사 유치 어려워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신규 사업자 지원에 대해) 초기에는 지원책을 펴다가 나중에 어려움을 겪게 할 것이라는 우려는 시장 상황을 보며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제4 이통사 유지를 두고 업계에서 난색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재정 문제다.

제 4이통사 유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부터 현 정부까지 지속적으로 신규사업자 유치에 나섰으나, 초기 투자 비용이 2조원 정도 소요되는 진입장벽 때문에 사업자 선정이 일곱 차례나 무산된 바 있다.

정부가 지원한다고 한들 수십 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을 감수하고 뛰어들 신규사업자도 없을뿐더러, 이 정도의 지원으로 기존 통신 3사에 대항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대차, 롯데, 신세계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사업성이 크지 않다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더불어 통신산업은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지만 대표적인 ‘규제 산업’으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진입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다 점도 문제다.

A사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통신 시장은 포화다. 가뜩이나 3사끼리 경쟁도 힘든데 4번째 업체가 들어온다는 건 시장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본다. 그리고 4번째 업계가 들어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라며 "영업이익이 늘어났다곤 하지만 실질적인 수익은 우리 몫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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