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작년보다 더 두텁게 낀 내수 자동차 시장의 안개.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내수 자동차 시장 판매량 규모 예상치는 175만대 수준으로 작년 대비 2.8%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작년에도 시장 판매량은 전년대비 1~2% 가량 하락을 겪었던 상황. 내수 침체 끝이 보이지를 않는다.

▲ 현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중으로 내수시장에 크레타를 기반으로한 소형 SUV를 출시하며 새로운 시장 진출에 나선다. 현대자동차 제공

시장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경기 침체다. 작년 하반기 들어 산업 생산량과 수출량이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회복 기미가 보이긴 했다. 하지만 작년과 마찬가지로 2017년에도 예상 경제 성장률은 2%대다. 3년 연속으로 저성장 고착화가 염려된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세 불안이 경기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평가다. 한 경제연구소는 당초 올해 예상 성장률로 2.6%를 제시했다가 최순실 게이트를 이유로 0.3% 낮게 조정하기도 했다. 정세불안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다는 경제학적 분석이 근거로 제시된다.

유가 상승도 자동차 시장에는 악재다. 휘발유가가 높으면 자동차 소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치솟는 국제 유가에 국내 휘발유가도 평균 1,500원 선을 넘을 기세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제유가가 40~60달러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작년에는 쪼그라들었던 수입차 업계가 다시 반격을 노리고 있다는 점은 국내 완성차사들에게 위기다. BMW의 새 5시리즈를 비롯해서 미니 컨트리맨, 인피니티 Q30,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이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다가 올해 안에는 디젤게이트도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서 아우디ㆍ폭스바겐이 티구안 등 신형 모델을 들여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나마 시장에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노후 경유차 지원책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내놓은 미세먼지 대책에는 올해부터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면, 새 차 구입시 개별 소비세 70%를 깎아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여기에 각 지자체들도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 지원안을 마련했다. 완성차 업체들도 노후 경유차 폐차 프로모션을 제공한다고 발표 했다. 작년 상반기까지 내수 시장 침체를 방어했던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를 다시 한 번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다.

▲ 현대기아차는 4일 올해 첫 출시되는 풀체인지 모델인 모닝 사전계약을 실시하고 내수 시장 확대를 시도한다. 기아자동차 제공

신차효과도 상당하다. 국산차만 20종 가까운 신차 출시가 예정됐다. 특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경우가 많아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현대ㆍ기아차는 소형 SUV와 고성능 차, 쌍용차는 대형 SUV, 쉐보레는 전기차, 르노삼성은 초소형 전기차 등이다.

친환경차 대중화 역시 자동차 업계 기회로 보인다. 내년에는 쉐보레 볼트 EV와 르노삼성 트위지 등 새로운 전기차들이 잇따라 출시된다. 특히 볼트 EV는 주행거리가 무려 383km에 달해 친환경차 붐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앞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하이브리드 판매량을 따돌리며 내수 전기차 시장을 주도했다. 올해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출시될 예정. 이에 따라 친환경차 돌풍이 일어나면 시장 외연 확장의 첨병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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