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년 연속 매진 기록
팬들의 야구 사랑에 선수들 팬서비스로 화답
채은성,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홈런레이스, 미스터 올스타 동시 석권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 경기. 각팀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강상헌 기자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 경기. 각팀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강상헌 기자

[부산=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이 열린 15일 오후. 부산역 근처에는 프로야구 KBO리그 10개 구단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가득했다. 궂은 날씨도 이들의 야구 사랑을 막을 순 없었다.

올해 올스타전은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사직야구장에서 개최되는 올스타전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팬들은 폭발적인 관심으로 보답했다. 15일 오후 4시 11분에 2만2990석이 매진됐다. 아울러 지난해 서울 잠실구장(2만3750석)에서 펼쳐진 올스타전에 이어 2년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4시간 전부터 사직야구장 근처는 야구팬들로 가득했다. 선수들을 일찍 보기 위해 인파가 몰렸다.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설렘 가득한 눈빛을 발산했다. 광주에서 온 최주희(30) 씨는 “부산에 비가 온다고 해서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경기를 보다가 우산이 날아갈까 싶어서 우산도 2개나 가져왔다. 일회용 우비도 여러 개 챙겼고, 레인부츠(장화)도 신고 왔다”고 해맑게 웃었다.

KIA 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오른쪽)이 팬사인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오른쪽)이 팬사인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은 가족 팬들도 만날 수 있었다. 대구에서 온 이현우(38) 씨는 “올스타전이 부산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부산 여행을 계획했다. 올스타전 덕분에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부산에 왔다”며 “올스타전이 끝난 뒤 하루 더 부산에서 여행을 즐길 생각이다.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가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팬들의 야구 사랑에 선수들은 팬 서비스로 화답했다. 오후 3시부터 올스타 양 팀(드림·나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팬 사인회를 했다. 가장 많은 사인 요청을 받은 선수는 올해 올스타전 최다 득표에 빛나는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였다. 인기 비결에 대해 그는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은 많다. 하지만 제가 어리기 때문에 조금 더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외모 자신감에 대한 물음에는 “그건 아니다”라고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원중의 인기는 대단했다. /연합뉴스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원중의 인기는 대단했다. /연합뉴스

부산에서 열리는 만큼 사직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김원중(30·롯데 자이언츠)의 인기도 대단했다. 그는 ‘특급 팬 서비스’로 팬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특유의 긴 머리를 휘날리며 사인에 열중한 김원중은 “롯데 팬분들께서 이유 없는 사랑을 주시는 게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팬분들께서 저희에게 사랑을 주신 만큼 저희도 팬 서비스를 잘 해드려야 한다. 팬분들께 친절하게 하는 행동은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후 6시 올스타 본 경기로 펼쳐진 드림 올스타(롯데 자이언츠·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SSG 랜더스·KT 위즈)와 나눔 올스타(키움 히어로즈·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한화 이글스·LG 트윈스)의 맞대결에서는 KBO리그 별들의 재치 있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KIA 타이거즈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오른쪽)가 트럼펫을 불며 타석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오른쪽)가 트럼펫을 불며 타석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드림 올스타 구자욱(30·삼성)이 포문을 열었다. 긴 가발을 쓰고 타석에 등장한 그는 그룹 뉴진스의 히트곡 어텐션에 맞춰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흥을 돋웠다. 드림 올스타 김민석(19·롯데)은 블랙핑크 제니의 솔로곡 SOLO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나눔 올스타 소크라테스 브리토(31·KIA)의 등장도 예사롭지 않았다. 그는 팀 동료 최지민(20), 이우성(29)과 함께 트럼펫을 불며 1회 첫 타석에 등장했다. 소크라테스 자신의 응원곡 ‘나르코’의 트럼펫 멜로디를 따라 부른 퍼포먼스였다.

타자들의 화력 대결도 볼거리 중 하나였다. 가장 뜨거운 선수는 나눔 올스타 채은성(33·한화)이었다. 앞선 14일 KBO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그는 이날도 맹타를 휘둘렀다. 1회말 적시 2루타로 예열을 완료했고, 이후 4회말 타석에서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채은성이 타격에 성공하자 홈런을 직감한 팬들이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함성을 외쳤다.

한화 이글스 타자 채은성.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타자 채은성. /연합뉴스

채은성은 지난 1982년 김용희(롯데) 이후 41년 만에 올스타전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린 선수가 됐다. 아울러 이 홈런으로 5타점을 적립한 그는 지난 2019년 한유섬(34·SSG)이 세운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채은성의 활약에 힘입어 나눔 올스타는 드림 올스타에 8-4로 이겼다. 만루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선 채은성은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기자단 투표 61표 중 무려 56표를 받으며 ‘미스터 올스타’에 등극했다. 아울러 상금 1000만 원도 손에 넣었다. 또한 채은성은 1982년 KBO리그 출범 이래 41년 역사상 홈런레이스 1위와 미스터 올스타를 동시에 석권한 첫 선수로 우뚝 섰다.

완벽한 춤사위를 뽐낸 김민석은 베스트퍼포먼스상을 거머쥐었다. 우수타자상은 소크라테스, 우수투수상은 박영현(20·KT), 우수수비수상은 안치홍(33·롯데)이 수상했다. 이들은 각각 상금 300만 원을 받았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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