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조나리 기자] “한번 팔면 끝나는 관계로는 더 이상 어렵다고 봤습니다. 고객의 경험과 제안으로 계속 업그레이드되는 가전, 기기 중심의 가전에서 홈 솔루션 중심의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LG전자(대표이사 조주완)가 ‘UP가전 2.0’으로 생활가전을 ‘스마트 홈 솔루션’으로 전환시키는 혁신에 도전한다.

LG전자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UP가전 2.0’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의 제품 중심 생활가전 사업을 서비스·구독 등 무형의 영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객의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Zero Labor Home, Makes Quality Time)’를 목표로 ‘스마트 홈 솔루션’ 사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가전 특화 AI(인공지능)칩 및 OS(운영체제)를 통한 초개인화 ∆제품 케어십 서비스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통한 가사 부담 최소화 ∆사용 기간부터 제휴 서비스까지 자유롭게 선택하는 구독 사업 등을 중점으로 하는 UP가전 2.0을 개발했다. 앞서 지난 12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은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해당 비전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바로 ‘UP가전 2.0’이다.

가전 OS는 25일 UP가전 2.0으로 출시되는 세탁기와 건조기에 첫 적용한다. 이후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라인업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 내가 필요한 기능 선택하는 초개인화 가전

‘UP가전 2.0’은 고객이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내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서비스가 맞춰진 ‘초개인화’ 가전이다. 정해진 스펙과 기능에 맞춰 제품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또한 필요한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지속 추가하는 1세대 UP가전보다 한층 진화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가전이 해결하지 못하는 가사 영역이나 소모품 교체, 세척 등의 관리 영역도 서비스를 제공, 가사 해방을 현실화한다는 목표다. 관리 영역에서 현재 선택 가능한 외부 O2O 서비스는 ∆모바일 비대면 세탁(런드리고) ∆세제(LG생활건강) ∆유제품(우유창고) 정기배송 ∆집 청소 및 냉장고 정리(대리주부) ∆물품보관(미니창고 다락) ∆신선식품(더반찬&) 등 총 6가지다.

새로운 가전 사업의 핵심인 ‘구독’도 UP가전 2.0을 통해 시작한다. LG전자는 기존의 렌탈 서비스도 조만간 구독 서비스로 통합할 계획이다. 구독 서비스는 렌탈 서비스와 달리 고객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LG전자는 고객이 구독 기간 동안 생활 패턴이나 취향에 더 적합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사용을 분석한 내용과 추천 코스나 소모품 정보를 담은 월간 리포트를 LG 씽큐 앱을 통해 제공한다.

LG전자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UP가전 2.0은 가전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서비스 기반 사업으로 확장하는 시발점”이라며 “가전 업계의 흐름을 ‘HaaS(Home as a Service)’로 전환하고 고객의 생활 전반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은 UP가전 2.0을 통해 나만의 가전을 만드는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초개인화를 위해 가전 고독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3~6년 중 원하는 구독 기간을 선택하면 된다. 구독 기간 동안 제품 A/S는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 “초개인화 서비스 가격 인상 요인 아냐”

이어진 시간에는 류재철 사장과 H&A 렌탈케어링 / 구독사업담당 임정수 상무, H&A CX 담당 이향은 상무, H&A 스마트제어연구소장 박태인 상무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구독 서비스와 가전 전용 OS, 제품 가격 등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류재철 사장은 UP가전 2.0 서비스의 비용 책정에 대해 “가전제품은 원가에 굉장히 민감하다. 조금만 가격이 올라도 판매에 문제가 된다”면서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가전 전용 OS를 개발하는데 오랜 고민을 했다. 이번에 개발하고 적용한 OS는 초개인화 기능이 들어갔지만 이 때문에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관리 영역 서비스 제공이 자칫 중소기업의 사업 영역을 침범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향은 상무는 “우리가 지향하는 사업은 고객과의 협업, 제휴사와의 협업이다. 고객이 제안을 하면 그에 따라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제휴 업체를 모색한다”면서 “ 때문에 더 많은 제휴사와 손을 잡아야하고, 제휴사 또한 우리와 함께 일하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UP가전 2.0 서비스가 향후 가전 제품 교체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에 류재철 사장은 “오히려 교체 수요가 너무 늘어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면서 “보통 가전은 한번 구매하면 10년 이상 사용하는데, 구독을 중심으로 한 초개인화 서비스가 교체 주기를 앞당길 수 있어 자원의 재활용에 대해서도 새로운 솔루션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UP가전 2.0은 LG전자 온라인브랜드샵(LGE.COM)에서 구독 신청 가능하다. 신제품은 LG전자 베스트샵 서초본점, 금천본점 등 전국 주요 매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

조나리 기자 hansjo@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