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B금융, 상반기 보수적 충당금 적립에도 역대 최대 실적
600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가치 제고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역대 최대 실적은 물론, 업계 최대 화두인 디지털 부문에서의 성과를 비롯해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ESG경영까지 제고하며 임기 마지막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KB금융그룹 제공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역대 최대 실적은 물론, 업계 최대 화두인 디지털 부문에서의 성과를 비롯해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ESG경영까지 제고하며 임기 마지막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KB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본격화한 가운데 윤종규 회장이 역대 최대 실적은 물론, 업계 최대 화두인 디지털 부문에서의 성과를 비롯해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ESG경영까지 제고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상반기에 2조 99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지난해 같은 기간(2조 6705억원) 대비 12.2%(3262억원)가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자이익, 비이자이익 그리고 전사적인 비용관리 노력 등에 힘입어 시장 컨센서스(1조 3368억원)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하며 '맞수'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타이틀을 유지했다. 

KB금융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5조 75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 이전 분기 대비 6.7% 증가했다.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2.10%로 은행 NIM 확대(1분기:1.79%←2분기:1.85%) 및 카드채권, 할부금융 수익률 상승에 힘입어 이전 분기(2.04%) 대비 6bp 상승했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2조 89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4101억원) 대비 105.5%가 증가했다. 2분기 순수수료이익은 9514억원으로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증권 수탁수수료가 확대된 가운데, 대규모 인수금융 주선을 바탕으로 한 IB부문 성과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4.1% 늘었다. 

특히 KB금융은 1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고도 3조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을 달성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에 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과 신용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93억원 늘어난 1조 3195억원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을 기록했다.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59%로, 향후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 경기 충격 부담 완화 및 이익 변동성 축소 등 경영 불확실성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KB금융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 금융권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BIS자기자본비율 16.95%·보통주자본비율 13.78%)까지 유지했다. 

6월 말 기준, 그룹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4%로 신용리스크 확대 우려에도 불구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NPL Coverage Ratio는 200.5%로 잠재 부실에 대비한 충분한 손실흡수력을 유지하는 등, 자산건전성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실물경기 둔화와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심리 확산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그룹의 견고한 펀더멘탈과 이익체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금융권에서도 KB금융의 실적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다른 은행보다 높은 순이자마진 방어력을 갖췄고, 업종 내 가장 높은 자본 비율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기조를 유지할 여력도 충분하다"며 최선호 주 유지 의견을 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당분기에도 이어진 마진 상승으로 인한 이자이익 호조와 수수료 증가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경쟁사 대비 높은 배당 매력에 따른 메리트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KB금융그룹 2023년 상반기 그룹 손익현황. /KB금융그룹 제공
KB금융그룹 2023년 상반기 그룹 손익현황. /KB금융그룹 제공

윤 회장은 최고경영자(CEO)의 대표적인 평가지표인 경영실적 외에도 ESG, 디지털 부문에서도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KB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이사회를 통해 2분기 배당으로 주당 510원을 결의하고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이는 지난 2월(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은 두 번째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면 총 발행 주식 수가 줄어 주주의 한 주당 가치인 주당순이익(EPS)은 올라가게 된다. 기업의 자사주 소각은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어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EPS는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유통되는 보통주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1년간 올린 수익에 대한 주주의 몫을 나타내는 지표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초 발표했던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당사의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며 "앞으로도 자본 적정성을 견실하게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주주환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KB금융은 지난해 그룹 대표앱인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계열사 앱과 상호연결해 '슈퍼앱(Super App)'으로 통합했다. 

올해는 'KB wallet', 'KB Pay'와 연계를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일상 속 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계열사 상품과 플랫폼 특성을 감안한 '최적의 금융상품 판매 플랫폼'을 구현해 금융상품의 제판분리 가속화에 대응하고 있다. 

'넘버원(NO.1) 금융플랫폼'을 목표로 전방위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디지털 부문 성과도 뚜렷했다. 

6월 말 기준, 그룹 전체 디지털 플랫폼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434만명으로 전년 동기(1898명) 대비 28% 증가했다. 주요 금융플랫폼 MAU를 보면, 'KB Pay'는 699만 7000명으로 전년 동기(366만 9000명)와 비교해 두 배 가까지 증가했으며 'KB스타뱅킹(1005만명→1152만명)'과 '리브M(31.9만명→41.9만명)'은 각각 15%, 32% 늘었다. 

한편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0일,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다음달 8일에는 1차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하고, 29일에는 이들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 및 심사를 거쳐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이후 9월 8일에는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를 확정하고, 11월 20일에 개최되는 주총을 통해 차기 회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지난 2014년부터 KB금융 수장 자리에 앉은 윤종규 회장은 3연임을 통해 10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다. 

경영 실적은 물론 금융권 화두인 디지털 전환과 ESG 부문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만 68세로 회장 선임 연령을 70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KB금융 정관상에도 연임에는 문제가 없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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