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진영, KLPGA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출전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 도전 권유
고진영이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 11번홀에서 그린 공략을 고심하고 있다. /KLPGA 제공
고진영이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 11번홀에서 그린 공략을 고심하고 있다. /KLPGA 제공

[제주=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인생에서 한 번쯤은 도전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세계랭킹 2위 고진영(28)이 3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파72·662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 직후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에 대해 건넨 조언이다. 그는 “KLPGA 투어는 시스템과 골프 환경이 잘 돼 있지만 미국에 간다면 알아서 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도전이 두려울 수밖에 없지만 골프를 정말 오래 하고 싶고 정말 좋아한다면 도전해보라”고 말했다.

1978년 창설된 KLPGA 투어는 미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이어 세계 3대 투어로 여겨진다. 국가대표 상비군 시스템을 비롯해 3부, 2부, 1부 투어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온 한국여자골프 선수들은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자랑한다.

KLPGA 투어에서 최정상급으로 인정받은 선수들은 으레 미국 무대에 도전할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엔 불참했지만, KLPGA에서 1인자로 통하는 박민지(25)도 향후 미국 무대를 두드리려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사실상 올해가 LPGA 진출 전 KLPGA 투어에서 뛰는 마지막 해일 수 있다.

고진영. /KLPGA 제공
고진영. /KLPGA 제공

사실 새로운 무대에 도전해 성공하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언어, 문화, 투어에 대한 적응이 커다란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대회장에서 만난 한 골프 관계자는 “LPGA 투어에서 버티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외로움, 조바심과 싸워야 한다. 특히 기대한 성적이 나오지 않을수록 경비 등이 부담으로 인식되기 시작하고, 부진한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라운드할 때 멘탈적으로도 조급해지고 흔들릴 수 있다”고 전했다.

KLPGA 신인왕(2014년) 출신 백규정(28)도 미국 무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유턴한 사례다. 그는 과거 본지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장거리 이동, 음식, 언어 등 생활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준비 기간이 짧았다. 스스로 확실한 중심이 있어야 하는 데 그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KLPGA 대세’ 박민지가 LPGA 진출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기량과 성적상으론 이미 지난해 LPGA 진출을 했어도 무리가 없었지만, 단계적 목표 설정을 잘 해내는 그는 미국 무대 진출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세계랭킹 1~2위를 오르내리고 있는 고진영이 KLPGA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라운드 도중 기권한 건 그만큼 시차 적응과 장거리 이동에 따른 체력 등 적응이 경기력에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는 걸 보여준다. KLPGA 관계자는 “왼쪽 어깨에 담 증세가 생겨 기권했다”고 전했으나, 시차 적응과 폭염 등 문제들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해외 투어에 진출하는 건 선수로서도, 삶에 있어서도 분명 ‘커다란 도전’이다. 그럼에도 고진영의 말대로 KLPGA 선수들의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 그러한 도전은 골퍼 스스로에겐 깨우침을, 투어엔 성장 동력을 주기 때문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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