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취임한 지 5개월
한국 머문 기간은 67일
독일 사령탑 시절에도 근무태도 비판
3월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근현 기자
3월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근현 기자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취임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한국에 머문 기간은 67일밖에 되지 않는다. 그사이 클린스만호는 4경기 2무 2패의 기록을 남겼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2월 27일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발표했다. 당시 축구협회는 “재임 기간 한국에 거주하는 것을 계약 조건으로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지난 3월 9일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 거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한국 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한국에 상주하는 것이 당연하다. 한국에서 살 기회가 왔고 한국 문화를 경험하게 되는 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속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평가전이 끝나면 어김없이 비행기에 올랐다. 취임 5개월 동안 국내에 머문 건 70일이 채 안 된다. 90일 넘게 미국이나 유럽에 있었다. 5월에 3주는 자택 원격근무를 했고 7월 내내 미국으로 휴가도 다녀왔다.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K리그 경기장을 찾은 건 지난 6월 3일이 마지막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달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얼굴을 비췄다.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전을 관전하기 위함이었다. 그 후 일주일만인 지난 1일에 다시 출국했다.

20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엘살바도르의 경기.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2023.06.20.
20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엘살바도르의 경기.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2023.06.20.

K리그를 소홀히 하는 듯한 모습에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 선수를 직접 보지 않고 발탁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한국 축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지구 반대편 축구 현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17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동영상 채널에 패널로 출연했다. 여기서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뛰는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에 대한 활약을 논했고,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둥지를 옮긴 해리 케인(30)의 데뷔전도 조명했다. 또 19일 영국 매체 골닷컴과 인터뷰에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로 이적한 일본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30)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팀의 지휘봉을 맡고 있는 동안 본업을 소홀히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간 독일 사령탑에 있을 당시에는 한 번 자리를 비우면 최소 한두 달 미국 자택에 머물며 돌아오지 않았다. 독일 언론들에 여러 차례 근무태도에 대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20년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 감독 시절엔 시즌 도중 미국으로 떠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퇴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작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도 미국에서 체류하며 원격, 재택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이후 유럽으로 이동해 유럽파 선수들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어 9월 8일 웨일스, 9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지휘할 예정이다. 9월 평가전 엔트리는 오는 28일 발표된다.

강상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