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그만할게요.”

27일(이하 한국 시각)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메인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맥스 할로웨이(32·미국)에 3라운드 KO 패를 당한 정찬성(36)이 내뱉은 첫 소감이다. 2007년 종합격투기 프로 데뷔전을 치른 정찬성이 16년의 세월을 뒤로하는 은퇴 선언이었다. 2라운드에서 밀린 그는 3라운드에서 타격 승부수를 띄웠으나 할로웨이의 카운터 펀치를 맞고 결국 23초 만에 쓰러졌다.

정찬성은 "UFC 챔피언이 목표인 사람이다. 할로웨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후회 없이 준비했다"며 "하지만 저는 3등, 4등, 5등 하려고 격투기한 건 아니었다. 톱 랭커를 이기지 못하니 냉정하게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라고 은퇴 이유를 밝혔다.

정찬성은 글러브를 벗고 옥타곤에 얼굴을 파묻은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코리안 좀비’로 불린 정찬성은 한국인 격투기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선수다. UFC 챔프전을 2차례 치른 유일한 한국 선수다. 2013년 ‘전설’ 조제 알도(37·브라질)에게 패했고, 지난해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5·호주)에게 졌다.

UFC 통산 전적 17승 8패인 정찬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모든 걸 이루진 못했지만 충분히 이룰 만큼 이뤘다. 더 바라는 것은 욕심 같아 멈추려고 한다. UFC에서 싸우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마지막 싸움 상대가 돼준 할로웨이, 영광이었다”라고 은퇴를 거듭 못박았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