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6일과 17일, 이틀 연속 K리그 직관
비판 여론 의식한 듯
대표팀 감독이 K리그 점검하는 게 화제가 되는 씁쓸한 현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맨 왼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맨 왼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월드컵경기장=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지난 17일 FC서울과 광주FC의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3 30라운드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낯익은 독일 신사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주인공은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그는 차두리(43) 대표팀 코치와 함께 서울월드컵경기장 한쪽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를 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16~17일 이틀 연속 K리그를 직관했다. 16일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로베르토 디마테오(53·스위스) 전 첼시 감독이자 현 전북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를 만나 대화를 나누며 전북 현대-강원FC전을 지켜봤고, 17일엔 서울-광주전을 보면서 선수들을 점검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K리그 경기장을 찾은 건 6월 24일 수원 삼성-FC서울전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후 7월 말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의 친선 경기도 직접 관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당초 13일 영국 뉴캐슬에서 펼쳐진 사우디아라비아와 A매치 직후 독일로 이동해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레버쿠젠전을 볼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정 계획을 변경해 14일 선수단과 함께 한국 땅을 밟았다. 2월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오른 후 국내 체류 기간이 약 2개월 밖에 되지 않는 등 잦은 외유 논란에 대해 웃으며 답하는 여유를 보였지만, 결국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K리그 점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광주FC 허율.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FC 허율.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엔 김진수(31), 문선민(31)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서울-광주전에도 눈여겨 볼 만한 선수들이 있다. 서울엔 나상호(27), 김주성(23), 광주엔 이순민(29), 허율(22) 등이 포진해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특히 이들의 출전 여부와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한 것으로 보인다.

2만165명의 관중이 들어찬 서울-광주전 승부는 전반 4분 터진 허율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원정팀 광주의 1-0 승리로 끝이 났다. 광주는 경기 막판인 후반 36분까지 슈팅 수(3-15)와 유효슈팅 수(1-9)에서 크게 밀렸지만 결국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3연승을 달린 광주는 10경기 연속 무패(5승 5무)를 이어가며 시즌 전적 13승 9무 8패 승점 48로 3위를 굳건히 지켰다. 화끈한 공격과 남다른 응원전, 몸을 날리는 육탄 수비, 선수들의 열정까지 볼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K리그는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최초로 200만 관중에 다가서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하지만, 축구 대표팀은 그동안 계속된 감독의 근태 논란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오죽하면 대표팀 감독이 국내 선수들을 점검하기 위해 이틀 연속 K리그를 직관한 게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장에서 확인한 한국 축구의 현실에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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