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경기장 전경. /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경기장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다양한 종류의 비디오 게임으로 승부를 겨루는 e스포츠는 신체 능력에 대비해 멘털이 중요한 ‘마인드 스포츠’다.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대회에서 시범 종목으로 아시안게임 무대에 등장한 e스포츠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데뷔했다. 세부 종목은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피파 온라인4, 스트리트 파이터 V 등 총 7개로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게임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고 있다. 

e스포츠는 이번 대회 최고 인기 종목 중 하나다. 대회 조직위는 e스포츠 경기 입장권을 복권 추첨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종목 가운데 입장권을 복권 추첨 방식으로 판매하는 종목은 e스포츠가 유일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입장권 판매 사이트를 보면 대부분 종목의 입장권 가격이 50위안(약 9200 원)이나 100위안(약 1만 8000 원)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e스포츠만 400위안(약 7만 3000 원)에서 시작할 정도로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다.

'페이커' 이상혁(오른쪽)/ 사진=김근현 기자
'페이커' 이상혁(오른쪽)/ 사진=김근현 기자

e스포츠 월드 스타인 ‘페이커’ 이상혁(27ㆍT1)을 향한 관심도 뜨겁다. 이상혁은 세계적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수로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꼽히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페이커는 마이클 조던(농구)과 리오넬 메시(축구)에 비교된다”며 “의심할 여지가 없는 역대 최고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상혁이 항저우에 도착한 22일에는 100명가량의 중국 팬이 공항에 마중을 나와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e스포츠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스포츠 산업 규모도 점점 커지는 추세다. 위상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e스포츠는 2026 아이치ㆍ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머지않아 e스포츠가 올림픽 종목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올림픽은 아시안게임보다 진입 장벽이 훨씬 높다. 일각에선 e스포츠의 종합 스포츠 대회 정식 종목 채택을 불편하게 여긴다.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올림픽은 갈수록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많은 기존 스포츠가 인기를 잃어 올림픽 열기가 뚝 떨어진 상황에서 확장성을 갖춘 e스포츠는 젊은 팬들을 올림픽으로 이끌어 줄 매력적인 카드다. 그간 e스포츠가 “올림픽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외면했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태도 변화도 감지된다. IOC는 지난 6월 말 싱가포르에서 올림픽 e스포츠 주간을 개최했고, 이달 초에는 e스포츠 위원회를 창설했다. IOC는 “e스포츠가 새로운 관중을 끌어들이고 선수와 팬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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