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악의 홍수' 리비아, 집계된 사망자만 3300여명
'최대 규모 산불' 하와이, 사상자 130여명 달해
베니스, 가뭄 탓 세계유산 블랙리스트 명단 오를 위기 처해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인류가 지옥의 문을 열었다. 끔찍한 더위가 막대한 영향을미치고 있다. 농부들은 홍수로 휩쓸려간 작물들을 고통 속에 지켜봤어야 했고, 기록적인 화재로 수천명이 공포에 휩싸여 도망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후 목표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처럼 세계 곳곳은 올해도 여전히 홍수·가뭄·산불 등의 기록적인 기후재난을 겪고 있다. 

폭풍우로 피해 입은 리비아 동부 도시 / 연합뉴스
폭풍우로 피해 입은 리비아 동부 도시 / 연합뉴스

리비아는 지난달 10일 동북부 데르나 지역을 강타한 태풍으로 인해 댐 2곳이 무너지는 등 재난을 겪고 있다. 

가디언·AFP통신 등 외신 등에 따르면 리비아 대홍수로 인해 발생한 이재민이 4만3000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3300여명이지만 구호단체등은 1만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봤다. 실종자 역시 1만여명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으로 인해 지중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했고, 폭우까지 쏟아지면서 댐이 무너지는 등 재해와 재난이 겹쳐 피해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지난 8월에는 슬로베니아에 하루 동안 한 달 치 강수량이 쏟아지면서 국토 3분의 2가량이 물에 잠기는 상황이 벌어졌다. 슬로베니아 당국은 당시 상황을 '역사상 최악의 홍수'라고 표현했다. 이때 사고로 사망자는 6명으로 집계됐고, 피해 규모는 5억유로(약 7122억원) 상당으로 추산됐다. 

산불 당시 미국 하와이 마우이주 라하이나를 공중에서 바라본 모습. / 연합뉴스
산불 당시 미국 하와이 마우이주 라하이나를 공중에서 바라본 모습. / 연합뉴스

미국의 대표 휴양 명소인 하와이 역시 기후위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최대 규모의 산불은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를 냈다. 

지난 8월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해변 마을 라하이나에 발생한 산불은 허리케인 등의 강풍으로 삽시간에 옆 마을까지 번졌다. 산불로 97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31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여행객 2000여명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호놀룰루 기상청은 기후변화 영향이 수십 년 동안 지속되면서 강우량 감소로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산불 피해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도 건조함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반도 31배의 열대우림이 있는 아마존은 지구의 탄소 흡수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인해 평년보다 낮은 강우량을 기록했고, 지난 8월에는 최고 기온이 38도에 달하면서 기록적인 폭염까지 맞이했다. 이로 인해 브라질 국립우조연구소에 따르면 아마존에서는 지난달 21일 기준 5330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베니스. / 픽사베이.
이탈리아 베니스. / 픽사베이.

'물의 도시'인 이탈리아의 베니스 역시 기후위기에 직면, 세계유산 위험목록(블랙리스트)에 올라갈 위험에 처한 바 있다.

베니스는 지난해 11월 한달 동안 지속된 폭우로, 역대 세 번째 해수면 기록을 세웠다. 이후 지난 2월부터는 비가 오지 않아 운하의 바닥이 드러날 정도의 심각한 가뭄을 겪었다.

겨울철에도 고기압의 영향으로 인해 늦은 봄 기온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조수가 낮아지면서 운하가 말라붙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건조한 날씨를 비롯해 강수량, 고압시스템, 썰물 등 다양한 기후변화의 원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봤다.  

이로 인해 유네스코는 이탈리아 당국이 베니스 운하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블랙리스트에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유네스코는 "지속적인 악화로 문화유산의 가치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 인간이 유발한 변화 등 복합적 영향으로 건축물과 도시가 손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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