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조나리 기자]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아시아·태평양국장이 한국의 재정준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13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의 IMF 연차총회장에서 진행한 한국기자단 간담회에서 “한국의 재정준칙은 굉장히 잘 만들어진 준칙이고, 중기적인 재정관리에 좋은 프레임워크”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해선 “재정적자 비율(통합재정수지)이 줄었는데 매우 적절하고 고무적”이라며 “미래의 잠재적 쇼크에 대비하기 위해 버퍼를 확보하고 부채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더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중기재정 프레임워크, 재정준칙을 통해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에선 성장이 둔화하기 때문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재정 지원보다 건전화 기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가계부채에 대해 스리니바산 국장은 “가계부채 비율이 꽤 높은 수치로, 조금 내려와야 한다. 금리인상 추세에서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다만 금융자산이나 소득이 견고하고 취약가계 비중이 적다는 점에서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IMF는 지난 10일 세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 전망치로 기존 1.4%를 유지하고 내년 전망치는 2.4%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성장률 조정의 배경으로 스리니바산 국장은 “첫 번째로는 사이클 전환이 생각보다는 오래 걸리고 있고, 두 번째로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관련, 한국은 중국과 밀접한 무역 관계에 있다”며 “마지막 세 번째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조치도 변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기술 사이클이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성장률이 다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경제가 전망보다 빠르게 성장한다면, 또한 기술 사이클이 더 빠르게 전환한다면 한국경제를 촉진하는 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선 “앞으로도 계속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하기를 권고한다”면서 “원자잿값 상승 등 여러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아직은 금리를 섣부르게 낮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파급에 대해 “국제유가 가격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 가지 채널”이라며 “특히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권에는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파급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나리 기자 hansjo@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