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현령 기자] 

정부가 초고난도 문항인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고 밝힌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 영역 22번을 두고 킬러 문항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교묘하게 난도를 높인 사실상 킬러 문항이라는 주장과 공교육 과정을 바탕으로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16일 수능 수학 영역에서 출제된 22번 문항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는 문제다. 이를 바탕으로 함수식을 구해야 한다. 그래프 개형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점에서 EBS, 입시업체, 수험생 모두 가장 큰 변별력을 지닌 문항으로 평가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수학 영역 22번이 사실상 킬러문항이라는 반응이다.

한 수험생은 “문제는 짧고 쉽게 생겼는데, 아직도 어떻게 푸는지 모르겠다”며 “(22번을) 버리고 20번을 검토하는 게 나았을 뻔했다”고 적었다. 이 밖에도 “이게 킬러가 아니면 뭐가 킬러냐”, “분명 킬러만큼 어려운 건 아닌데, 교묘하게 어려워서 한 번 늪에 빠지면 안 풀리는 문항”, “너무 어려워 5분을 풀다가 포기했다” 등 정부가 킬러를 보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 입시업체 수학 강사 또한 유튜브를 통해 수능 풀이를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22번 문항에 20분 이상을 쏟기도 했다.

EBS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단답형 정답률을 9월 모의평가보다 조금 더 강화해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며 "22번이 손을 못 댈 정도의 문항은 아니고, 수험생 본인이 얼마만큼 연습해 봤는지에 따라 정답률에 차이가 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까다로운 문제지만 사교육의 문제 풀이 기술을 요구하지 않아 킬러 문항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입시업계는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수학 22번은 연산이 복잡한 문항인데, 교육부는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으로 시간을 많이 쓰게 하거나 실수를 유발하는 문항도 킬러문항이라고 정의했다”며 “사회적 논란 때문에 (입시업체에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그냥 ‘킬러문항’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사교육에서 삼차함수 그래프를 그리는 법을 외우게 하므로,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유리한 문제였다는 지적도 있다.

이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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