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LPGA 3관왕 이예원은 한진선 제압
시즌 다승왕 임진희는 박결 상대로 승리
이예원. /위메이드 제공
이예원. /위메이드 제공

[부산=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18일 위믹스 챔피언십 첫째 날 경기가 열린 부산 해운대비치 골프앤리조트(파72) 10번홀(파4). 티박스 주위엔 갤러리들이 가득 들어찼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관왕(대상·상금왕·평균최저타수상)을 거머쥔 이예원(20)의 티샷을 보기 위해서였다.

영상 6~8도를 오르내린 다소 쌀쌀한 현장 날씨에 선수들은 두툼한 외투를 챙기고 입었다 벗기를 반복했다. 올해 투어 최고 스타로 등극한 2년 차 이예원이 힘찬 티샷을 날리자 한데 모여있던 갤러리들의 입에선 탄성이 쏟아졌다.

11번홀(파3)에선 사진 기자들이 카메라 영점을 조정하자 한진선(26) 옆으로 불쑥 다가와 신예다운 깜찍한 포즈를 지은 후 어드레스 자세를 취했다. 대회는 왕중왕전 성격을 띠었지만 이예원은 여유를 뽐냈다.

위믹스 챔피언십은 세계 최초 블록체인 기반 골프 대회다. KLPGA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투어 공인을 받았다. 대회 총상금은 100만 위믹스이며 우승자는 25만 위믹스를 받게 된다. 당초 대회 티오프는 박민지(25)-최예림(24) 조로 오전 10시 3분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시작 시간은 다소 늦춰졌다. 대회 관계자는 “전날 오후 늦게 내린 눈으로 경기가 1시간 지연됐다”고 귀띔했다.

오전 11시 59분 티오프를 한 이예원은 캐디와 꽤 오래 상의하는 건 물론 거리측정기로 남은 거리를 철저히 계산에 똑 부러지게 코스 운영을 했다. 갤러리로 온 강대인(59) 씨는 “이예원을 보면 영리하고 야무지게 플레이한다는 말이 딱 들어 맞는다. 샷 이전에 준비 동작을 보면 굉장히 꼼꼼하고 루틴도 확실한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이예원이 10번홀 티샷을 할 때 바로 옆 연습 그린엔 임진희가 몸을 풀고 있었다. 임진희는 올해 4승으로 다승왕을 거머쥐었다. 이예원의 4관왕을 저지했다. 다만 위믹스 챔피언십에선 임진희가 사실상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다. 위믹스 포인트 랭킹 1위로 2위인 이예원을 제쳤다.

임진희. /대회 조직위 제공
임진희. /위메이드 제공

위믹스 포인트 랭킹은 KLPGA 투어 대회 때 출전 선수마다 성적에 따라 부여한 포인트 합산으로 순위를 매긴다. 최종 순위 1위부터 60위까지 위믹스 암호화폐 60만 위믹스를 차등 지급하는데, 임진희는 1위 몫인 9만 위믹스를 받았다. 임진희는 박결(27)과 함께 이예원-한진선 조에 이어 오전 12시 6분 10번홀에서 티샷을 날렸다.

임진희가 올해 4승씩이나 거둘 수 있었던 건 웨지샷 능력과 퍼트 능력의 향상 덕분이다. 그는 “웨지샷과 퍼트가 여름 이후부터 잘 된 것 같다. 집중적으로 연습한 게 도움이 됐다”며 “당초 여름에만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올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1승씩 한 것 같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재열(63) SBS 골프 해설위원 역시 “계절별로 1승씩을 거뒀다는 건 그만큼 시즌 내내 샷 감각이 유지됐다는 말이다. 대단하다”며 “임진희 선수는 누구보다 연습을 많이 하는 선수다. 매 대회가 끝나면 그린에 남아서 늦게까지 퍼트 연습을 하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이예원과 임진희는 모두 승리를 거두며 기대만큼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이예원은 한진선을 상대로 3홀 남기고 5홀 차 대승을 올렸다. 임진희도 박결을 5홀 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우승을 향한 투어 정상급 선수들의 샷 열기가 필드 위 쌀쌀함을 잠시 잊게 한 하루였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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