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2016년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재기의 전주곡을 울린 쌍용차, 2017년에도 능력을 증명하고 ‘SUV 명가’임을 증명할 수 있을지 업계 주목이 집중된다.

▲ 쌍용차 성장을 견인한 티볼리. 쌍용자동차 제공

작년 쌍용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안팎에서 성장세를 보인 곳이다. 내수 판매량은 10만3,554대, 수출량은 5만2,290대로 전년대비 각각 3.9%, 15.9% 증가했다. 내수와 수출량이 동시에 증가한 곳은 쌍용차가 유일하다. 전체 순위가 5위로 떨어졌으면서도 확실하게 웃은 것은 혼자였다.

이에 힘입어 작년 쌍용차는 드디어 9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체 판매량은 14만4,764대. 2002년 이후 최대 판매 실적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며 도산 위기에까지 몰렸던 쌍용차에게는 의미가 크다. 최종식 사장도 연임이 거의 확실시 됐다.

그 중에서도 수출 실적은 괄목할 만 하다. 판매량이 무려 5만2,290대. 전년(4만5,100대)대비 15.9%나 늘었다. 2015년 유럽 시장에 발을 내딛은 데 이어 작년에 중동과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 신흥 시장까지 진출에 성공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를 주도한 것은 단연 티볼리다. 작년 내수에서 티볼리는 누적 5만6,936대를 판매하며 현대차 투싼(5만6,756)을 넘어섰다. B~C 세그먼트 SUV 시장을 석권한 것이다. 수출에서도 2만8,886대를 판매, 전년(1만8,672대)대비 54.7% 성장율을 보이며 쌍용차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비판은 있다. 쌍용차 실적이 지나치게 티볼리에 치우쳐있어서 안정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당장 올해 중으로 현대차의 새로운 소형 SUV가 나오면 내수 성장도 어려워진다. 

하지만 쌍용차는 이런 지적에 대한 대비도 마련해놨다. 쌍용차 라인업이 더 화려해지는 것이다. 지난 4일 쌍용차는 올해 첫 신차인 5세대 코란도 C를 선보였다. 34년 역사를 가진 정통 SUV의 귀환이다. 조만간 Y400을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에도 제2의 티볼리 열풍을 몰고 온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수출 실적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졌다. 우선 기존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거의 확실하다는 것이 관계자 전언이다.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시장에는 티볼리 인기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 티볼리 판매량은 올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시장에서도 ‘벨기에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쌍용차가 올해 드디어 중국시장과 북미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는 만큼,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미 쌍용차는 작년부터 중국에 첫 해외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해왔으며 현실화 단계에 와있다. 미국에도 시장 조사팀을 파견해서 진출 시기 등을 검토 중이다. 티볼리는 당초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모델이다.

그렇다고 쌍용차가 내수 시장을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대리점협의회가 생산현장을 격려 방문한 데 이어, 7일에는 ‘국내 영업본부 목표달성 전진대회’를 열고 올해 판매 목표 달성을 결의하는 등 경영진과 생산-판매 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최종식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노사 분규도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 때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쌍용차 노사는 작년에 임단협에 자동차 업계 최초로 합의하는 등 최근 들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쌍용차가 올해에도 좋은 실적을 이어간다면 10년 가까이 이어온 해고자 복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작년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도 의미있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2017년에도 티볼리 브랜드, 코란도 브랜드, 새로운 대형 SUV Y400 등 라인업으로 판매 목표를 달성하고 SUV 명가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