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종목을 석권한 한국 배드민턴 선수단.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한국 선수단이 당초 목표를 훌쩍 뛰어넘어 종합 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내년 리우올림픽을 내다보는 유망주들의 선전과 전통 강세 종목의 금메달 레이스가 역대 하계 종합 대회 사상 첫 1위를 선물했다.

한국 선수단은 대회 폐막을 이틀 앞둔 12일까지 총 44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143개 참가국 순위표 맨 위에 올랐다. 나란히 금메달 32개를 따낸 스포츠 강국 러시아와 중국을 여유 있게 제치고 일찌감치 1위를 확정 지었다.

한국 선수단은 애초 금메달 25개 이상 획득과 함께 종합 3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였지만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면서 목표치를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이뤘다. 우리나라가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에서 1위를 한 것은 2007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 유니버시아드에 이어 두 번째다.

선수단은 홈 광주에서 대회가 개최되는 만큼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역대 최다 종목에 최다 선수단(21개 종목 516명)을 파견하는 것은 물론, 세부적으로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선수단을 우선 안배했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가능성을 보이는 유망주들을 대거 파견한 것도 우수한 성적을 낸 밑거름이 됐다.

대표적인 효자종목에서 다관왕이 쏟아졌다. 사격의 박대훈(20ㆍ동명대)이 3관왕에 오르며 진종오(36ㆍKT)를 이을 사격 유망주로 떠올랐다. 장하림(23ㆍ경기도청), 김지혜(23ㆍ한화갤러리아)와 한지영(21ㆍ충북보건과학대)도 2관왕을 차지해 사격의 메달 행진을 이끌었다. 한국의 메달밭인 양궁에서는 컴파운드의 김종호(21ㆍ중원대)와 리커브의 이승윤(20ㆍ코오롱)이 나란히 3관왕에 올랐다. ‘미녀궁사’ 기보배(27ㆍ광주여대)와 송윤수(19ㆍ현대모비스)도 각각 리커브와 컴파운드 2관왕을 차지했다.

골프의 이정은(19ㆍ한국체대)은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정상에 오르며 골프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19ㆍ상지대) 역시 남자 단식 금메달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회 2관왕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리듬체조 손연재(21•연세대)도 다관왕 대열에 합류했다.  

총 21개 종목 중 개최도시가 선택할 수 있는 8개로 골프, 배드민턴, 사격, 양궁, 태권도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종목이 포함된 것도 종합 1위의 바탕이 됐다. 배드민턴은 ‘금빛 스매싱’을 몰아쳐 남녀 개인, 남녀복식, 혼성복식, 단체전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태권도에서도 금메달 7개를 포함해 13개의 메달을 보태며 종주국의 체면을 세웠다. 육상에서는 메달이 나오지 않았지만 김국영(24ㆍ광주시청)이 5년 만에 100 m 한국신기록을 경신하는 성과를 냈다.

한편 21개 종목 중 메달이 10개에 집중되는 등 한계도 보였다. 육상, 조정, 수구 등에서 메달을 건지지 못했고, 야구ㆍ배구ㆍ농구 등 대표적인 구기 종목에서도 성과가 미미했다. 양학선(23ㆍ한국체대)과 이용대(27ㆍ삼성전기) 등 유력한 금메달 후보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도 아쉬움을 더했다. 또 한국에서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출전한 데 비해 다른 국가들은 일반 대학생들이 참가했다는 것도 한국 선수단이 많은 메달을 가져온 배경이 되기도 했다.

광주=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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