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 /연합뉴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른 배지환이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기약했다.

배지환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 조아제악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 수상자로 참석했다. MLB에서 한국인의 기상을 드높인 공로로 김하성(28ㆍ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함께 특별상을 받았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8년부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한 배지환은 지난해 9월 빅리그에 콜업 돼 26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다.

올해는 빅리그 풀타임 주전으로 거듭났다.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1(334타수 77안타), 32타점, 54득점, 23도루를 올렸다. 장기인 빠른 발을 뽐내며 팀 내 최다 도루를 기록했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면모를 뽐냈다. 다만 6월 19일부터 10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는 등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고, 7월 3일에는 왼쪽 발목 염좌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라 전반기를 조기 마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배지환은 “풀타임 메이저리거라는 꿈은 이뤘지만, 부상이 있었고 원하는 만큼 성적이 안 나와서 아쉬웠던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MLB는 팀당 한 해 162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이다. 휴식일도 거의 없어 일정이 빡빡하다. 배지환은 처음으로 빅리그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회복의 중요성을 절실히 체감했다. “MLB는 경기 수도 많고 휴일이 없다 보니까 몸 상태를 빨리 회복하는 게 정말 중요하더라. 내년에도 그 부분을 많이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김하성과 함께 특별상을 받은 배지환. /일간스포츠 제공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김하성과 함께 특별상을 받은 배지환. /일간스포츠 제공

그는 이날 빅리그 선배 김하성에게 ‘MLB 생존 비법이 무엇이냐’고 공개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김하성은 "한국인의 근성으로 악착같이 달라붙었다"며 "지환이와 (빅리그에서) 몸으로 부딪쳐보니 너무 좋은 선수라고 느꼈다. MLB에 오지 않고 KBO리그에서 뛰었어도 성공했을 것 같다. 내년에는 지환이가 도루왕을 한 번 했으면 좋겠다"는 덕담으로 답했다. 

빅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주력과 내외야 전 포지션을 커버하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은 배지환의 빅리그 경쟁력이다. 그는 “내년에도 많이 뛰고 다양한 포지션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려 한다. 제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빅리그에서 오래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배지환은 올 시즌 성장에 밑거름이 될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어릴 때 TV로 봤던 앤드류 맥커친(37) 등 MLB 베테랑 선수들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타격이 아직 부족한데 전 막 빅리그에 데뷔한 선수이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투수를 상대하고 경험이 쌓이다 보면 타격도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즌을 마친 뒤 지난 10월 초 귀국한 배지환은 부산의 한 스포츠 아카데미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운동하는 곳에 재활센터와 타격 훈련장, 병원이 한 군데에 몰려 있어서 훈련하기 편하다. 발목 재활 운동을 하고 타격 훈련도 하면서 내년을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배지환은 앞으로 목표를 묻는 말에 “올 시즌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 발전한 모습을 보이는 게 목표다. 최종 목표는 빅리그에서 10년 이상 활약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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