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6000만원 돌파, 1년 전 비해 3배…메타도 제치고 전 세계 시총 9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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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종훈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상승세가 뜨겁다. 이미 예상됐던 호재들이 겹치며 어디까지 ‘폭풍랠리'가 지속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22년 12월 2000만원 수준에서 불과 1년 만에 6000만원 선을 돌파했다. 해외 옵션 전문가들은 내년 1월까지 5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021년 11월, 6만 9000달러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원화 거래소에서도 8000만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시세가 6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3개월 만이다.

7일 기준 글로벌 자산 시총 데이터통계 사이트인 8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시총은 8566억달러, 약 1127조원에 달한다. 이는 일주일 사이 15.66%가 급등한 규모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 시총 9위로 3단계나 뛰어올랐는데,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가 비트코인에 밀려 시총 10위를 기록했다.

현재의 시세 급등 상황은 다분히 예상된 바다. 3가지의 호재가 겹쳐 시너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데, 시장의 관심은 과연 어느 지점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인지다.

우선 미 연준이 조만간 긴축기조를 완화하고, 이에 따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런 기대에 따라 미국 선물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등에는 출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당한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2021년 비트코인 선물 ETF를 승인한 바 있다. 이것의 가장 큰 특징은 비트코인 현물을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운영하는 비트코인 선물거래 계약을 기반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CME 비트코인 선물 계약은 각 5BTC의 가치를 갖고 있다. 그런데 24시간 운영되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5BTC의 가치와 차이가 날 수 있다. CME 선물 시장은 정해진 거래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단 하루 만에도 차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미 규제 당국에 현물 비트코인 ETF 상품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현재 미 SEC가 검토 중인 현물 비트코인 ETF 상품은 10여 개로 알려져 있는데, 2024년 1월 10일부터 적어도 한 개 이상은 승인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상장 ETF가 비트코인 현물을 사게 된다면 당연히 수요 증가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에 앞서 투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내년 상반기엔 4년마다 돌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예정돼 있다. 비트코인의 개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트코인 발행량이 계속 줄어들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반감기는 4년마다 이처럼 반토막내는 시스템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처럼 종국에는 발행량이 점차 0에 수렴하다가 총 2100만개를 끝으로 비트코인은 더이상 발행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의 비트코인 반감기가 있었는데, 이를 기점으로 비트코인의 가치는 크게 상승했다. 시장의 수요가 동일하다고 가정해도 공급이 반토막으로 줄어드는 격이기 때문이다. 최근 2020년 반감기 때는 약 7배가 뛰었다.

가상자산 업계에선 비트코인 반감기를 2024년 4월과 5월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역시 치솟고 있다. 해시레이트란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필요한 컴퓨터 연산처리 능력에 대한 지표다.

이미 세 차례의 반감기를 지난 터라 현재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의 투입 비용 대비 수익은 021년에 비해 40% 이상 줄었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공장식 비트코인 채굴에는 막대한 전기가 소모되는데, 사실 그닥 남는 게 없는 데도 불구하고 업자들이 채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내년에 도래할 반감기 이후 가격 급등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투자시장 일각에선 과열세를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 랠리가 사회문제나 여타 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이슈를 만들지 우려스런 시선도 있다.

이미 가격 상승세가 관측되기 시작된 것은 지난 9월부터다.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11월 한달 동안 비트코인을 거래한 법정화폐 중 우리나라 원화 비중이 42.8%였다는 점은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가상자산 데이터업체 CC데이터의 자료를 인용해 비트코인 거래 법정화폐 중 미 달러화를 추월한 것인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국내 기성 투자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그다지 두텁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또한 현물 ETF 승인 등의 이슈와 별개로 미 SEC가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규제와 사정 칼날을 곧추세우고 있다는 점 역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우리나라를 눈여겨 보고 있는 좋은 이유다.

한 투자시장 관계자는 “주주환원에 대해 인색한 기조라든지, 대주주나 큰손들의 시세조종 등의 사례들은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다"라며 “증권시장만 해도 해외주식으로 투심이 쏠리는 등의 모습이 전형적인 예이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가격변동폭이 크고 24시간 거래가 진행되는 탓에 예측이 어려운 가상자산 투자는 그만큼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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