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G20 모두 기후목표 달성에 '부족'...韓·아르헨티나 등 8개국은 '매우 불충분'
이대로면 2030년 韓 배출량, 1.5도 시나리오보다 2.8배 높아
연구진 "더 강력한 국내 정책과 목표 채택 필요"
G20 모두 파리기후협정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G20 모두 파리기후협정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G20(주요 20개국) 중 단 한곳도 파리기후협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등 8개국은 기후 관련 정책을 제대로 이행하거나 반영하지 않았다. 

환경단체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발표 예정인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 따른 각 국가들의 탄소배출 감축 목표 수립 및 이행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G20은 모두 기후위기와 관련해 제대로 된 이행을 하고 있지 않다고 봤다. 특히 한국과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터키, 캐나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8개 국가들은 기후 정책과 관련해 '심각하게 불충분(critically insufficient)'하다고 평가됐다. 

8개 국가들은 기후 정책에 대해 최소한의 조치만을 취하거나, 정책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연구진들은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이번 세기 동안 산업화 이전 대비 4도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경우 현재 추세로 봤을 때 2030년 배출량은 6억5400만미터톤이다. 이는 1.5도 시나리오의 한계치인 2억3500만미터톤의 2.8배에 달한다. 아르헨티나의 2030년 배출량은 3억9800만미터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5도 시나리오(1억9100만미터톤)보다 2.1배 수준이다. 

특히 환경운동가들은 일부 국가들은 기후위기 대응에 더욱 소극적인 모습으로 변할 것이라 우려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당선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기후붕괴를 사회주의적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레이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파리기후협정까지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 

8개국 외 나머지 국가들의 평가 역시 좋지 않았다. 중국, 브라질, 호주, 유럽연합(EU), 영국은 '매우 불충분(highly insufficient)'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역시 1.5도 시나리오에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다. 

그외 미국과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독일, 인도 등 5개 국가들은 '부족(insufficient)'하다고 평가했다. 이들 국가의 정책과 약속에 따라 배출량이 일정하거나 감소할 가능성도 있지만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막을 만큼 빠른 속도로 감소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필요한 속도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면 모든 국가가 더 강력한 국내 정책과 목표를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각국들이 국내에서 감축량을 달성할 수 없을 경우 기후 재정과 같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탄소배출 감축 목표의 경우 파리기후협정이 체결되기 훨씬 전인 1997년 교토 의정서에서 채택된 이후 진행됐다. 2008년~2012년까지 세계 주요 경제국들은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의무적으로 수립했다. 이후  2020년까지는 앞서 발표한 국가들보다 적은 수의 국가들이 약속했다. 

교토 의정서에 따르면 감축이 필요한 국가들은 주로 고소득, 선진국들이었다. 기후위기에 취약한 개발도상국의 경우 배출량 감축이 필요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고소득 국가들은 과거 배출량 등을 고려해 공정한 목표가 필요하다고 봤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거나 많은 국가들은 타 국가들에 비해 더 많은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차등을 둔 감축 목표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책임감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기후행동추적은 평가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COP28에서 파리기후협정의 이행 계획 등을 살피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 결과가 공개된다. 파리기후협정 이후 첫 평가로 5년마다 실시한다. 

이미 유엔에서는 지난 9월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역시 COP28 개막 전 '배출량 격차 보고서(Emissions Gap Report)'를 발표했다. UNFCCC는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완전히 이행될 경우 지구 기온은 66%의 확률로 산업화 이전 대비 2.9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만약 기금 지원 등이 이뤄지면서 NDC가 완전히 이행된다면 상승 폭은 2.5도로 봤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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