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를 응원하는 팬들. /AFP 연합뉴스
오타니를 응원하는 팬들. /AFP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10일(이하 한국 시각) 전 세계 스포츠계가 주목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ㆍ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운동선수로 등극했다. 오타니는 이날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00억 원)의 초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합의했다.

오타니는 MLB, 북미스포츠를 넘어 전 세계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 계약을 따낸 선수가 됐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이날 "오타니의 계약은 축구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36ㆍ인터 마이애미)가 스페인 라리가 FC 바르셀로나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맺었던 역대 최고 규모 계약인 6억7400만 달러(약 8862억4260만 원)를 뛰어넘는 규모"라고 전했다.

오타니의 몸값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이다. 팔꿈치 부상으로 2024시즌은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는 그가 162경기에 모두 출전한다면, 경기당 5억7000만 원을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기당 5차례 정도 타석에 들어선다고 봤을 때 한 타석당 1억1000만 원을 받는 셈이다.

LA 에인절스 시절 오타니 쇼헤이. /AP 연합뉴스
LA 에인절스 시절 오타니 쇼헤이. /AP 연합뉴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는 2013년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해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이도류(二刀流ㆍ투타겸업)' 돌풍을 일으킨 뒤 2018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 입단해 빅리그에 데뷔했다. MLB 데뷔 첫해인 2018년 타자로 22홈런, 투수로 4승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을 받았고, 2021년과 2023년 AL 최우수선수(MVP)가 되며 빅리그를 평정했다. MLB 6시즌 통산 투수로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마크했고, 타자로는 171홈런, 437타점, 통산 타율 0.274를 기록했다.

다저스의 오타니 영입은 단순한 전력 보강 차원의 영입이 아니다. 다저스 구단은 오타니의 기량뿐만 아니라 마케팅적 가치를 보고 거액을 쏟아부었다. 일명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으로 불리는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 포지션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는 현대 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은 이 시대의 아이콘이다. 월등한 기량에 훌륭한 인성과 수려한 외모까지 갖춰 엄청난 스타성과 상품성을 자랑한다. 마케팅적 측면에서 보면 오타니 만한 선수가 없다. 일본 간사이대 미야모토 카츠히로 명예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오타니의 올해 경제효과는 504억 엔(약 4457억 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는 연봉과 스폰서 계약, 미국과 일본에서의 기념 상품 판매액, 일본 관광객들로 인한 관광 수익, 중계권 수익 등이 포함됐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2일 "'오타니'라는 브랜드는 야구 경기만큼이나 비즈니스적으로도 가치가 있다"며 "오타니 영입 경쟁에 뛰어든 팀들은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통해 브랜드를 알릴 기회를 상상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조명한 바 있다.

미국 CBS스포츠와 LA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광고 및 마케팅, 유니폼 판매에 활용해 연간 1000만∼2000만 달러(약 131억5000만 원~263억1800만 원)를 벌었다. ‘빅마켓’이자 MLB 대표 인기 구단인 다저스는 에인절스보다 훨씬 큰 오타니 마케팅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다저스는 광고 수익이 대폭 증가하고, 입장료와 식음료, 유니폼 등 각종 기념품 판매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또 다저스 구단은 오타니를 앞세워 적극적인 아시아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계 이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LA를 연고로 하는 다저스는 지난달 초 오타니 영입을 염두에 두고 국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글로벌 파트너십 부문을 정비한 바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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