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 공략 가속화…새로운 배터리 시장 수익 창출 목표
리튬메탈전지(Lithium metal battery) 기술 개발 속도 내며 경쟁력 공고히
김 사장, “초격차 제품 개발과 품질로 경쟁사 압도하는 기술 리더십 구축”
LG에너지솔루션의 새 사령탑 김동명 사장이 취임 후 ‘엔솔 2.0 시대’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새 사령탑 김동명 사장이 취임 후 ‘엔솔 2.0 시대’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의 새 사령탑 김동명 사장이 취임 후 ‘엔솔 2.0 시대’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김 사장 취임 이후 유럽 전기 상용차 등 새 배터리 시장 공략, 리튬메탈전지(Lithium metal battery)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엔솔 2.0 시대’를 위한 전략적 포석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1월 부임한 김 사장은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확보하고 있는 배터리 전문가로 꼽힌다. 2014년 Mobile전지 개발센터장, 2017년 소형전지사업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는 등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사업부문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특히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으며, 주요 고객 수주 증대, 합작법인(JV) 추진 등 시장 우위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 질적 향상 나선 LG에너지솔루션

김 사장은 CEO로 선임된 이후 취임사에서 보다 적극적인 사업 실행과 이에 따른 질적 향상에 기반한 성과중심주의를 주문했다. 그동안은 양적인 성장을 이룬 ‘엔솔 1.0’ 시대였다면, 이제부터 질적인 성장에 방점을 둔 ‘엔솔 2.0’시대로 나아가야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다양한 변수에 노출돼 있다. 당장의 LG에너지솔루션의 변수로는 전기차 수요 및 원가 경쟁력 둔화가 꼽힌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전기차 전환 속도 둔화로 인한 배터리 수요부진이다. 유럽연합(EU)은 보조금이 중국 배터리 기업에 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는 등 현재 글로벌의 전기차 전환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점유율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이 근소한 차이로 1위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불과 얼마 전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확고한 1위를 자리했던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위기의 시기가 눈앞이라는 평가다.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률보다 중국 외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CATL의 배터리는 테슬라 Model 3/Y(중국산 유럽, 북미, 아시아 수출 물량)를 비롯해 BMW, MG, Mercedes, Volvo 등 메이저 완성차 OEM 차량에 탑재되고 있다. 최근 현대의 신형 코나와 기아 레이 전기차 모델에도 CATL의 배터리가 탑재돼 국내 시장 또한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에서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되고 있는 유럽 상용차 시장에 본격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에서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되고 있는 유럽 상용차 시장에 본격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 LG에너지솔루션

◆ 상용차 시장 등 새로운 배터리 수요처 확보 및 기술혁신 가속화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사장이 밝힌 돌파구는 ‘질적 성장을 이끌 이기는 전략’이다. 경쟁 위협에 정면 승부하고,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해 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배터리 글로벌 상황이 본격적인 경쟁 시대에 들어감에 따라 확고한 입지를 다지는 시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새로운 배터리 수요처 확보와 기술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수요가 둔화돼 있는 지금이야 말로 기술혁신을 통해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이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차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 호황에 대비한 집중투자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에서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되고 있는 상용차 시장에 본격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폴란드 배터리 팩 제조·판매 기업 ICPT(Impact Clean Power Technology)에 내년부터 3년간 약 20만 개의 NCM 배터리 모듈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전기 상용차 시장은 일반 전기차 시장 대비 차량 한 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약 11배 이상 많아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대적으로 운행거리가 길고, 눈 혹은 비 등 극한 환경 속에서도 운행을 해야 하며 10배 이상의 에너지 전압을 견뎌야 해 전기 상용차용 배터리는 일반 승용차용 배터리보다 높은 요구 조건과 기술 수준이 필요하다”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상용차 시장이 새로운 사업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KAIST-LG에너지솔루션 FRL 리튬메탈전지 / LG에너지솔루션
KAIST-LG에너지솔루션 FRL 리튬메탈전지 /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 배터리 기술혁신도 집중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KAIST 공동 연구팀과 리튬메탈전지(Lithium metal battery) 성능을 개선한 기술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리튬메탈전지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를 리튬메탈로 대체하면서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음극재의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리튬메탈전지의 충방전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1회 충전에 900km 주행이 가능할 만큼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다”며 “기존 고성능 전기차에 적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주행거리 약 600km보다 50%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상용화도 서둘러야 할 과제로 꼽힌다. LFP 등 중저가 배터리를 상용화 해야 기존 강점인 있던 삼원계(NCM) 배터리 시장 지위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갈수록 채택이 늘어나고 있는 LFP 배터리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여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LG에너지솔루션 LFP 배터리 사업 전략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LFP 배터리 사업 전략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중으로 중국 라인을 통해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해 내년부터 LFP 제품 매출 비중을 점차 높일 계획으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 목표는 2026년으로 잡았다. 아울러 LFP 배터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LFP 셀(Cell)을 적용한 전력망용 ‘모듈러 타입’ 수냉식 컨테이너 제품도 개발하는 등 기술 고도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사장은 취임사에서 “리튬황, 전고체 등 다양한 미래 기술 개발을 지속 추진하고, 동시에 외부 업체와의 기술 협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초격차 제품 개발과 품질 기술력으로 제품과 품질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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