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한국프로야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수상자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한국프로야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수상자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30)이 사자 군단의 반등을 약속했다.

구자욱은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유효득표수 291표 중 185표(63.6%)를 받으며 홍창기(30ㆍLG 트윈스), 박건우(33ㆍNC 다이노스)와 함께 외야수 황금장갑 수상자가 됐다. 올해 골든글러브 수상자 중 삼성 소속은 구자욱이 유일했다.

그는 올 시즌 119경기에 나서 타율 0.336(453타수 152안타), 11홈런, 71타점, 출루율 0.407, 장타율 0.494 OPS 0.901의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타율 2위, 출루율 2위, 장타율 4위에 오르며 삼성의 중심 타자 구실을 톡톡히 했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구자욱은 2021년 이후 2년 만에 2번째 골든글러브를 품고 기분 좋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골든글러브 시상식 뒤 만난 구자욱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았다. 올해 팀 성적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해 정규리그 8위에 머물러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구자욱은 “2년 전 처음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을 땐 많이 설렜는데, 이번엔 오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더 환히 웃고 싶었지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라는 말이 떠오르더라. 팀이 부진했는데 혼자 상 받았다고 기뻐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딱 한 번(2021년)만 포스트시즌에 나간 삼성은 암흑기를 타계하고자 지난 10월 이종열(50) 단장을 새로운 프런트의 수장으로 선임했다. 삼성 구단 역사상 첫 프로 선수 출신 단장인 이 단장은 2군 육성 시스템을 정비하고, 자유계약선수(FA) 김재윤을 영입하는 등 명가 재건을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다. 구자욱은‘뉴 삼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는“이 단장님이 부임하신 이후 시스템도 많이 바꾸시고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 주셔서 기쁘다. 아무래도 단장님은 야구인이시니까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며“내년에는 우리 선수들이 해내야 한다. 내년에 당장 우승하겠다는 말 보다는 주장으로서 팀워크를 다져서 점점 강해지는 삼성 라이온즈를 만들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힘줬다.

구자욱은 올해 팀 우승을 이끌고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오지환(33ㆍLG)을 유독 부러워했다. "저도 지환이 형처럼 '팀이 우승해서 기쁘다, 최고의 한 해였다'는 말을 하며 상을 받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구자욱은 2023시즌 후반기에 주장 완장을 찼다. 팀이 하위권을 전전하던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의 가교 구실을 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삼성 투타의 구심점인 오승환(41)과 강민호(38)는 구자욱을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주장의 짐을 덜어줬다. 구자욱은 “승환이 형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저를 밖으로 불러내서 같이 걷곤 했다.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힘이 됐다. (강)민호 형도 솔선수범하면서 격려도 많이 해준다. 원정 경기에 가서도 ‘같이 운동하자’고 하면서 체력 관리도 해주곤 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고맙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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