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가 19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간 1억1천300만달러(약 1천469억원)에 계약했다.  /영종도=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12.19.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정후가 19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간 1억1천300만달러(약 1천469억원)에 계약했다.  /영종도=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3.12.19.

[인천=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빅리거 이정후(28ㆍ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자 일제히 플래시가 터지고, 팬들의 환호성으로 공항이 들썩였다. 장시간 비행으로 피곤할 법도 했지만 이정후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뒷얘기를 공개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로부터 1억 달러(약 1301억 원)가 넘는 계약을 제안받고 다리가 풀렸다”고 웃으며 “역사 깊은 명문 구단에서 뛰게 돼서 영광이다. 구단에서 투자해 준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보이겠다”고 힘줬다.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말엔 “많은 구단의 제의가 있었지만, 피트 푸틸라 단장님이 한국에도 와주시기도 했고, 샌프란시스코가 저를 원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역사가 깊은 팀에서 뛸 수 있는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빨리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종범(맨 오른쪽)이 16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아들 이정후(가운데)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에서 아내 정연희 씨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범(맨 오른쪽)이 16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아들 이정후(가운데)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에서 아내 정연희 씨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1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파한 자이디 사장이 건네준 모자를 쓴 이후 미국 취재진을 향해 "핸섬(Hansome)?"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화제가 됐다. 이정후는 "즉흥적으로 나온 말이다. 기자회견장에 카메라 셔터 소리만 나서 갑자기 생각나는 말을 했다"고 웃었다.

이정후는 입단식 직후 새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를 둘러봤다. 오라클 파크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야구장이다. 해변을 옆에 낀 멋진 경관을 자랑해 경기가 없는 날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지역 명소다. 이정후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구장 아닌가. 구장에 들어서자마자 '웅장하다', '멋지다', '좋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새 홈구장에 대한 첫인상을 전했다.

오라클 파크는 타자에게 불리한 구장으로도 유명하다. MLB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올 시즌 오라클 파크의 파크 팩터(구장의 성향을 나타내는 지표)는 92로 미국 MLB 구장 중 가장 낮았다. 

오라클 파크의 특징 중 하나는 비대칭 외야다. 오라클 파크의 홈에서 좌중간 펜스까지 거리는 122m,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는 119m로 짧고, 펜스 모양도 일자 형태로 세워졌다. 다만 홈에서 우중간 펜스까지는 126m로 가장 길고, 우중간에서 우측 폴까지 연결되는 펜스는 급격한 경사로 기울어졌다. 우중간과 우측 펜스 높이는 6∼7m에 달한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이정후는 공을 맞히는 능력을 갖췄다. 그라운드 모든 곳에 공을 보내는 능력은 외야가 비대칭인 오라클파크에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정후도 "외야 우측은 넓다. (콘택트와 빠른 발에 중점을 둔) 제 장점을 살리면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외야 좌중간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와 비슷해 괜찮은데 우중간은 깊고, 펜스도 높아 공이 담에 맞았을 때 공이 어디로 튈지 몰라 힘들 것 같다"고 짚었다.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 입단식에서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 입단식에서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국 야구의 상징인 이정후는 내년 일본 야구의 기둥 오타니 쇼헤이(29ㆍLA 다저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오타니는 올겨울 다저스와 북미 프로스포츠 최대 규모인 계약 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10억 6000만 원)에 계약했다.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는 MLB에서 알아주는 라이벌이다.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인 두 팀은 내년에 13차례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이정후와 오타니의 첫 만남은 내년 4월 2일에 이뤄진다. 장소는 LA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 스타디움이다.
이정후는 자연스럽게 오타니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두 선수가 벌일 ‘미니 한일전’에 양국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이정후는 오타니와 비교에 손사래를 쳤다. “오타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다. 저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계약 규모 등 모든 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저와 오타니를 라이벌로 묶지 않았으면 한다”고 몸을 낮췄다.

이정후는 다음 달 미국으로 다시 출국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동안 훈련에 매진할 참이다. 그는 "올해는 더 일찍 운동을 시작했다. 미국에 가서도 계속 훈련해서 몸 상태는 매우 좋다. 미국에 가기 전까지는 훈련만 하면서 지낼 것 같다"며 "일정이 정해지면 미국에 가서 몸을 만들 생각이다. 현지 적응과 야구에 대한 준비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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