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조나리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절차를 포함한 새로운 체제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채택, 최정우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최 회장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현재 업계에선 포스코의 새로운 지배구조 개선안과 관련, 최 회장의 3연임 성공 여부에 대해 엇갈린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포스코형(型) 신(新)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이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국내외 모범이 되는 지배구조를 갖추겠다’는 최 회장의 결단에 따른 조치라는 게 포스코홀딩스 측의 설명이다.

이후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지배구조 전문 컨설팅회사와 사내 경영전략팀으로 구성된 ‘신지배구조개선TF’를 발족 운영해 왔다. TF는 미국과 유럽의 선진기업 사례를 분석하고 사외이사 간담회와 내부토론, 전문가 자문과정을 거쳐 이번 개선안을 도출했다.

먼저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대표이사 회장 선임에 대해 4가지 사항에 대한 개선안을 확정했다.

첫째는 현직 회장의 연임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고, 현직 회장의 연임 의사 여부와 관계없이 임기만료 3개월 전에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임 회장 후보군 발굴을 위한 ‘승계카운슬’도 폐지,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후보 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가 후보군 발굴 및 자격심사를 수행한다.

둘째, 후추위에서 발굴한 회장 후보군에 대한 객관적인 심사를 위해 외부 인사로 구성된 ‘회장후보인선자문단’제도를 도입한다. 셋째, 회장 후보군의 자격요건을 △경영 역량 △산업전문성 △글로벌 역량 △리더십 △도덕성/윤리 등 5가지로 구체화하고, 선임 절차가 시작되면 5가지 항목에 대한 상세 기준을 공개한다.

마지막으로 실력있고 유망한 회장 후보군에 대한 발굴과 공정한 관리를 위해 내년부터 이사회 산하에 ‘회장 후보군 관리위원회(가칭)’를 상설, 위원회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내부 후보군과 주주추천 및 서치펌을 통해 추천받은 외부 후보군을 상시 발굴한다는 설명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개선사항도 발표했다.

첫째, 사외이사 선임과정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추천자문단의 후보 발굴 역할을 확대한다. 후보추천자문단이 추천하는 후보를 현재 3배수에서 5배수로 확대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다양한 후보군을 심사해 주총에서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일정 규모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의 이사후보 추천도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둘째,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기여도, 청렴성에 대한 평가를 매년 실시한다. 아울러 철강 뿐 아니라 글로벌 친환경 소재기업을 지향하는 지주회사 경영체계로의 변화에 맞춰 이사회 구성도 경영자 출신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업계에선 최 회장이 내년 임기를 마치고 용퇴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최 회장이 고심 끝에 한 번 더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현직 회장 연임 우선 심사제도 폐지에 대해 ‘셀프 선임’ 등의 잡음을 제거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최 회장 임기 동안 포스코홀딩스는 이차전지 사업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시총은 이차전지를 등에 업고 두 배 가까이 불어나기도 했다. 아울러 지배구조 개선 부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이하 CP) 등급평가에서 10개 그룹사 모두 우수등급 이상을 받았다. 한 기업집단에서 10개 회사가 우수 등급을 받은 것은 공정위가 2001년 CP제도를 도입한 이래 처음이다.

한편 포스코 사규에 따르면 현직 회장은 임기 종료 3개월 전에 연임 도전 또는 퇴임 의사를 밝혀야 한다. 이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중 거취에 대한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조나리 기자 hansjo@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