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3개 글로벌 제약사, 지난해 8178억원 투자
한국 위상 높아지며 국내 환자 치료 기회 확대
식약처 "규제 개선으로 글로벌 신약 도입률 높일 것"
실험실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실험실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양미정 기자]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임상연구 투자 R&D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전 세계 임상시험 등록 건수에서 국가별 점유율 5위를 차지하는 등 제약•바이오산업의 R&D 부문에서 경쟁력을 꾸준히 인정받은 결과라고 해석했다.

‘2023년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R&D 비용과 연구인력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33개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임상연구에 투자한 R&D 총비용은 지난 2018년 4706억원에서 2022년 8178억원으로 상승, 최근 5년간 연평균 14.8%의 지속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임상연구 건수 또한 전년 대비 약 0.6% 증가한 총 1600건으로 나타났으며 임상시험을 통해 국내 환자에게 지원된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비용 가치도 3449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국내 임상연구 투자 규모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증•희귀질환에 대한 투자 확대도 이어졌다. 지난해 주요 임상 연구 중 항암제 연구 건수는 76.0%, 희귀질환 연구건수는 11.8%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임상 건수 추이에서도 항암제 연구(14.7%) 및 희귀질환 연구(25.6%)가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일자리 창출 및 제약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회 확대 또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등록된 글로벌 제약사 의약품 임상시험 건수 뿐 아니라 국내 임상시험 승인 건수도 전년 대비 감소하는 추세인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한국 위상이 올라가면서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회 역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한국은 많은 규제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글로벌 신약 출시 후 1년 이내 국내에 도입될 확률은 5%로 OECD 평균인 18%보다 한참 떨어진다”며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연구의 결과물이 국내 환자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규제당국의 제도•정책적 개선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식약처는 이러한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 간 의약품 허가 사항을 그대로 인정하는 상호인정국 협정(MRA)을 확대하고 있다. 식약처가 스위스 의약품청, 싱가포르 보건과학청과 함께 세계보건기구(WHO) 우수규제기관(WLA)에 포함되면서 규제 협력을 통한 글로벌 신약의 국내 도입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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