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신평, 신용등급 보유하지 않은 47개사 분석…기업여신 중 부동산 관련 비중 47.6%
일부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지역 경제 및 부동산 경기 악화 영향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합뉴스
일부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지역 경제 및 부동산 경기 악화 영향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일부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지역 경제 및 부동산 경기 악화 영향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들 저축은행들은 지방 영업 비중과 건설 및 부동산업 비중이 높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건설업의 여신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자산건전성 부담이 더욱 클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저축은행 업계 사각지대 점검’ 보고서를 통해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저축은행 47개사에 대한 △영업기반 △자산건전성 △수익성 △자본적정성 △유동성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을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47개사 중 43개사가 자산규모 1조원 미만이었으며, 이 가운데  29개사는 5000억원 미만 소형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수도권에서 영업구역을 확보한 17개사를 제외한 30개사는 지방에서 영업을 하며, 특히 이 가운데 28개사는 지방 단일영역에서 영업해 지방경제에 대한 노출도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등급보유 저축은행의 경우는 대부분 자산규모 1조원 이상의 대형사로, 30개사 중 28개사가 수도권에서 영업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분석대상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부동산업·건설업·대부업 위주의 기업여신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었다. 기업여신의 비중은 73.9%에 달했으며, 기업여신 중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은 47.6%를 차지했으며(△부동산업(32.6%) △건설업(15.0%) 등), 대부업으로 추정되는 기타업종 대출의 비중이 33.6%였다.

한국신용평가의 정호준 연구원과 위지원 실장은 “부동산 경기와 지역 건설사 신용위험에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판단되며 대부업 업황에도 간접적으로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며 “특히 건설업종에 대한 여신 비중(기업여신 대비)이 15.0%로 등급보유 저축은행(10.6%)에 비해 높았으며, 지방 단일 영역 비중이 높은 분석대상 저축은행이란 특징과 지방 건설업체의 폐업과 부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는 건전성에 추가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서는 부동산 관련 여신(부동산업·프로젝트파이낸싱(PF)·건설업)에서 자산건전성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들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1년 말 3.4%에서 2023년 6월 말에는 6.8%까지 상승했다. 특히 △부동산업(3.2%→9.6%) △부동산PF(1.3%→6.5%) △건설업(2.7%→7.0%) 등, 부동산 관련 여신에서 건전성 저하가 컸다는 분석이다. 반면 부동산 관련 여신을 제외한 나머지 여신의 건전성 저하 폭은 4.0%에서 6.0%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호준 연구원·위지원 실장은 “등급보유 타 저축은행과의 건전성 지표 격차도 컸는데 높은 지방 영업 비중의 영향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 말~2023 6월 말까지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부동산업(24.6%→41.2%) △부동산PF(10.1%→51.0%) △건설업(23.8%→34.3%) 등으로 변화했다. 이에 대해 정호준 연구원·위지원 실장은 “PF여신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가장 열위(劣位)했다”며 “부동산 경기 저하, 높은 지방 사업장 비중, 열위한 시공사 신용도,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 관련 여신의 건전성 지표는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한 분석대상 저축은행들은 자본 대비 부동산PF·건설업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부동산업 포함 시 양적 부담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정호준 연구원·위지원 실장은 “저축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비중은 67.9%, 자기자본 대비 건설업 여신 비중은 50.4%,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와 건설업 합산 비중은 118.3%로, 부동산 경기 악화 등에 대한 양적 부담이 높게 나타났다”며 “부동산PF 부담은 등급보유 타 저축은행과의 격차가 크지 않지만 건설업/자기자본 비중이 등급보유 33.3%에 비해 약 17%p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저축은행 업권 평균적으로 브릿지론:부동산PF 비율이 약 1대1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브릿지론이 상당 부분 포함될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산업까지 감안할 경우에는 실제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한 영향은 이보다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분석대상 저축은행들이 더욱 보수적인 자본비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의견이 제시됐다. 이는 해당 저축은행들이 △대부분 중소형사 △높은 지방 영업 비중 △자기자본 대비 높은 부동산PF·건설업 비중으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저축은행에 비해 부동산 경기 악화나 지역 건설사 신용리스크에 더욱 크게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정호준 연구원·위지원 실장은 “성장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자본비율과 유동성 지표는 높게 나타나지만, 대주주의 지원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는 만큼 더욱 보수적인 자본비율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아가 저축은행 업권에 대해 향후 부동산PF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 등에 따른 여신 건전성 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이예리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과 박선지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산업 PF사업장의 양적 및 질적 수준이 타 업권 대비 상대적으로 열위한 점을 고려할 경우, 사업장 문제발생 가능성이 비교적 높을 수 있어 향후 부동산PF 리스크 현실화 여부에 따른 관련 여신 건전성 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은 지역 서민‧중소기업 신용공급 목적으로 설립돼 저신용자 대출을 많이 취급했으며, 금리상승에 따른 건전성 민감도가 높다”며 “개인사업자대출 등 기업대출도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에 따라 연체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24년도에도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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