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23년 감소분 7.8% 소폭 상회하는 회복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2023년 수출 가도는 난맥의 연속이었다. 상반기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엔 미국 인프라 투자 증가와 자동차 수출 호조 지속으로 감소세가 완화됐으나, 지난해 대비 7.8%가 감소한 6300억달러 내외로 전망된다.

이에 시장의 이목은 내년 전망에 쏠리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24년 KEXIM 경제·산업 전망 리포트를 내고 반도체 경기 및 수출 물가 회복, 글로벌 제조업 투자와 수요 개선으로 인한 세계 상품 교역 성장률 증가 등으로 수출 회복세가 강화돼 지난해 대비 8% 내외 증가를 전망했다.

이는 액수로 환산하면 약 6800억달러 수준이다. 지난 11월 한국은행은 6894억달러로 9.3%가 성장할 것을 전망한 바 있으며, 같은 달 KDI는 6836억달러, 6.7%의 성장을 점쳤다. 참고로 올해 예상치는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비슷한 수준이지만, KDI의 예상은 6406억달러로 조금 많다.

수치로만 보면 ‘상당 폭' 수출 전선이 개선될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는 2022년 수준을 회복한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2022년의 경우 수출이 6836억달러에 수입은 7314억달러를 기록하며 경상수지 298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한국은행과 KDI는 내년 수입 전망치도 함께 발표했다. 한국은행 전망에는 490억달러 흑자를, KDI 전망치는 426억달러 흑자를 예상하기도 했다.

주요 수출 산업별로 봤을 때 조선의 경우는 2023년 신조선 시장 부진 가능성이 우려됐으나, 비교적 양호한 시황을 유지했다. 2024년엔 일시적 발주 감소 후, 2025년 다시 시황 호조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신조선 시장은 고금리에다 해운시황 악화, 또한 지난 2년 동안 과다한 컨테이너선 발주, 환경규제 패널티 약화, 암모니아 연료추진선 상용화 기대감 등으로 적극적 발주보다 관망세가 예상된 바 있다. 그러나 메탄올 연료추진선 시험선대를 위한 대형 컨테이너선의 대량 발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관련 선종의 해운 시황 호조 등으로 수요 증가해 지난해 대비 감소한 수준이긴 하지만 비교적 양호한 시황을 유지했다.

지난 2008년까지 약 6년 동안 지속된 호황기 동안 대량 건조가 일어나며 해운 시장은 2011년 이후 선복량 과잉이 발생했고 아직 해소되지 못했다. 따라서 시황 주기로는 2030년대 초까지 장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아야 하지만, 세계 LNG 산업 팽창과 해상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규제 영향 등으로 많은 신조선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향후 10~20년의 꾸준한 시황 호조가 예상되는 게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전망이다.

다만 2024년의 경우는 고금리 지속, 암모니아 연료추진선 상용화 기대에 따른 관망세 확산 등으로 발주량이 2900만CGT 수준으로 감소한 후, 2025년 이후 환경규제 대응 수요와 암모니아 연료추진선 발주 시작 등으로 4000만CGT 내외 발주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조선 산업의 경쟁력만 보자면, 올해 중국의 약진으로 수주점유율은 하락했다.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조선업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된 근거는 없다. 다만 외교적 이해관계나 청정연료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주요 선사와 협력을 강화하며 10월까지 약 57%의 수주점유율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꾸준히 30%대 수주점유율을 유지했던 우리나라는 10월까지 약 27%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4분기 카타르발 LNG선의 대거 수주로 연말까지 30%대 점유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차원에서 내년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을 꼽자면 선사들의 관망세가 지속될 거란 점이다. 아울러 산업 자체로서 우리 내부적인 리스크는 숙련 생산인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의 여부다.

특히 조선업계는 구조조정 과정과 2018년 이전 불황기 동안 많은 숙련 기능인력이 이탈해 건설업계로 취업한 상태다. 조선업계가 인건비를 낮췄기에 이들의 복귀를 기대하기도 사실상 어렵다.

핵심 수출 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의 경우 2024년 수출이 지난해 대비 20.0%가 증가한 1170억달러 내외로 전망된다. 2023년의 경우는 2022년 대비 24.6%가 감소한 975억달러 내외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인플레이션,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부진했으며 가격하락 등으로 큰 폭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2024년엔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등으로 큰 폭으로 반등해 향휴 3년 동안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쟁력 격차가 크고, 중국의 생산과 수출 비중이 높아 대외 리스크가 큰 편이다.

시스템 반도체와 국산화율 30% 수준인 소부장 부문 경쟁력이 낮고, 주요국들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추진하며 파운드리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최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타이완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 미국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2위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기준 파운드리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TSMC가 56.4%, 삼성전자가 11.7% 수준이다.

자동차와 부품 수출액은 6.9% 증가한 973억달러로 전망된다.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 반도체 공급난으로 감소했던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2025년경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그 사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2023년 국내 자동차 기업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8%를 차지했다. 이는 글로벌 3위 수준이다.

품목을 세분해서 보자면 2023년 자동차 수출액은 2022년에 비해 25.0%가 뛰어올라 675억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0.8%가 증가한 235억달러로 추정된다.

특히 수출 평균단가가 높은 친환경차의 비중은 2021년 25.1%에서 2023년 상반기 34.7%까지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자동차 수출 평균단가도 2만 2714달러로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8.7%가 상승했는데, 친환경차의 경우 3만 1777달러이다.

박종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