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2.4% 성장 그칠듯…내수 1.4%, 수출 1.2%
국내 완성차 브랜드, 내년 신차 라인업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로 구성
기아 오토랜드 화성 EV6 생산 라인 / 현대차 제공
기아 오토랜드 화성 EV6 생산 라인 / 현대차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내년 자동차 시장은 지난 2년간 발목을 잡았던 공급망 문제에서 벗어나 수요가 전반적인 판매량을 견인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고금리·고물가 등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어 수요의 소폭 성장이 자동차 시장 성장세에도 영향을 미칠 모양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이호 책임연구원은 ‘자동차 산업 현황과 2024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자동차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해 역 기저효과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이 주요 분석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인구구조, 자동차 보급률 등을 기반으로 전망치를 도출한 결과 내년 전 세계 자동차 성장률은 2.4%로 9220만대 판매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됐다. 즉, 올해 10.2% 성장률로 판매량이 예상보다 호황을 맞이해 내년 전망치를 끌어내린 것이다.

또한 올해 15.1% 증가했던 미국은 내년 1.3%로, 13.3% 성장했던 EU도 내년 성장률이 1.1%로 떨어져 올해만큼의 실적을 내긴 어려워졌다.

국내 자동차 시장도 전 세계 경기둔화의 영향을 받아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이연수요도 올해 내로 정리될 예정이여서 내년 국내 내수·수출 성장률의 둔화가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내년 내수 성장률은 1.4% 증가한 179만대로 올해 5% 성장한 176만대의 판매량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수출은 올해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의 판매호조로 전년 대비 23.0% 증가한 284만대라는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내년은 주요 시장의 성장 둔화로 올해와 비슷한 287만대로의 1.2% 소폭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게 이 연구원의 관측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2024년 KEXIM 경제·산업 전망' 중 자동차 수출 추이 및 전망 표 /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 인용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2024년 KEXIM 경제·산업 전망' 중 자동차 수출 추이 및 전망 표 /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 인용

업계의 소극적인 전망과는 달리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자동차·자동차부품시장이 아직 팬데믹, 반도체 공급난 영향의 회복기라 판단하며, 2025년까지 7~8%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 예견했다.

수은은 2026년까지의 자동차 수출액이 2024년은 올해 대비 8.9% 증가한 736억달러, 2025년은 797억달러, 2026년 856억달러로 보다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친환경차 성장률 여전히 강세, “’30년까지 연간 20% 성장세”

한국수출입은행이 꼽은 자동차 시장의 성장요인은 친환경차와 고부가가치 차량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은은 “전기차는 2030년까지 연평균 20%의 성장세를 보이며 연평균 3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확대될 전망”이라며 “현재는 중국, EU, 미국 등 소수시장에 집중됐지만, 인도, 아세안, 호주 등 새로운 시장으로도 확대되고 있어 판매량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2024년 KEXIM 경제·산업 전망' 중 전기자동차 수출 현황 및 전망 표 /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 인용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2024년 KEXIM 경제·산업 전망' 중 전기자동차 수출 현황 및 전망 표 / 한국수출입은행 보고서 인용

그 영향으로 내년 국내 전기차 수출액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올해 대비 29.0% 증가한 178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으며, 이후에는 아세안과 인도 등 신흥국들의 수출 확대 등으로 19~20%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GM, 포드(Ford), 테슬라(Tesla) 등 글로벌 완성차사들이 줄줄이 전기차 투자계획을 연기하자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 둔화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에 이호 책임연구원은 “올해 친환경차 시장 성장률은 전기차(BEV)가 31.4%,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50.2%로 과거의 급격한 성장세에 비해 둔화됐지만, 일반적인 기준에선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완성차 기업의 전기차 투자 축소는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과 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며 “중국의 신에너지차량 번호판 교부 우대조치는 유지되고 있고, 중국 외 시장에서 BEV와 PHEV 성장률이 전년 대비 14.8% 성장했다는 점에서 성장동력이 훼손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주요 분석기관들도 내년 BEV와 PHEV의 성장폭 감소를 예측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속 성장할 것으로 진단했다.

그중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승용 기준 올해 34.3%의 성장률에서 2024년은 24.1% 성장한 1750만대, ‘가트너(Gartner)’는 전년 34.6%의 성장률에서 내년 19.2%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로키마운틴연구소(RMI)는 2025년  30~40%, 2030년 62~68%를 제시하며 중장기적인 성장세를 전망했다.

아이오닉 6 /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 6 / 현대차 제공

이를 반영하듯 국내 완성차 브랜드도 내년 출시될 신차 라인업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중심으로 완성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브랜드 라인의 아이오닉7과 함께 SUV 캐스퍼를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 또한 EV3과 EV4을 선보이며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KGM은 국내 처음으로 전기 픽업트럭 'O100'을 출시할 예정이며, 한국GM도 준대형 전기 SUV 캐딜락 리릭을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

르노코리아는 중국 지리자동차와의 협업으로 진행하는 ‘오로라프로젝트’로 하이브리드차량 중형 SUV ‘오로라1’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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