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한 곱창집에서 블로거 B씨가 먹은 음식 2인분 /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울산 한 곱창집에서 블로거 B씨가 먹은 음식 2인분 /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울산의 한 곱창집 업주가 홍보를 위해 '블로거'에게 음식 2인분을 무료로 대접했는데 혹평으로 돌려받았다며 하소연하는 글이 화제다. 해당 블로거는 마치 자신이 돈 내고 주문했는데 가게측에서 후식을 빠뜨린 것처럼 글을 올렸다. 성난 네티즌들이 몰려가 항의했고, 해당 블로거는 게시물을 비공개 처리하면서 인스타그램 계정도 바꿔야 했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더러워서 장사하기 싫네요'라는 제목의 곱창집 업주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최근 블로거 등을 섭외해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고, 블로거가 이 식당을 블로그에 소개하는 방식의 광고를 진행했다. 

A씨는 맛집 블로거 B씨가 혼자 방문해 2인분의 음식을 무료로 먹고는 블로그 후기에 "음식이 짜다", "반찬이 식었다", "요구르트를 하나밖에 주지 않았다" 등 혹평을 올린 사실을 전했다.

B씨가 올린 '울산 성안동 ○○○곱창 찐 후기'라는 블로그 글에는, "점심 특선이 2인분부터 가능해서 혼자임에도 2인분을 주문했다. 밥이랑 요구르트를 2개가 아닌 1개씩만 주더라"며 "의문이 드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구절만 읽으면 2인분의 금액을 지불했는데 그만한 음식을 못 받은 것처럼 느껴진다.

(좌)혹평한 제육볶음, (우)비워진 제육 /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좌)혹평한 제육볶음, (우)비워진 제육 /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주메뉴인 제육복음에 대해선 "제육볶음이 콩나물 산 위에 올려져 있고, 반찬은 집에서 먹을 법한 평범한 느낌"이라며 "크게 떠서 한입 먹었는데, 제육볶음이 너무 짜서 술안주용인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혹평했다. B씨는 제육볶음을 싹 비우고 나갔다.

이어 "서비스라고 배추전을 주는데 차고 밍밍해서 서비스받았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안 주느니 못한 맛"이라며 "반찬이 다 차가웠다. 날이 추워서 따끈한 메뉴가 같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쌈 채소로 나온 배추를 두고는 "아삭한 맛이 나는 단 배추가 아니어서 아쉽다. 다음에 오면 아삭한 배추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B씨는 글 말미에 요구르트를 다시 언급했다.

"홀로 나온 불쌍한 요구르트. 2인 주문이면 2개가 나와야 하는 게 맞다. 혼자 가는 분들은 이 부분 정당하게 요구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B씨는 "내가 맛보고 받은 느낌 그대로 온전히 적어보았는데 아쉬움이 남는 맛집인 것 같다"라며 글을 끝맺었다.

B씨의 후기글을 본 A씨는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A씨는 "좋은 글 올려 달라고 공짜 음식 제공해 드리며 블로거를 모시는 건데 뭐가 문제일까. 어이가 없고 힘 빠진다"며 "B씨가 '점심 특선'을 저녁에 되느냐고 하셔서 '그렇게 편의는 못 봐 드린다'고 말씀드렸더니 혼자 (점심때) 오셨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점심 특선이 2인분 기준이라 그대로 나갔고, 요구르트는 1명이라 하나 나갔다"며 "진짜 손님도 아니고 제가 그냥 음식 제공해드리는 부분인데 요구르트 2개가 나가야 하나. 그리고 배추전도 바로 구워서 나갔고 반찬은 제가 직접 다 가져다드리고 리필해드린다"고 강조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B씨의 SNS를 찾아가 항의하는 댓글을 달았다. 

게시물이 올라온 블로그에는 25일 하루에만 블로그 방문자가 3만명을 넘었다. B씨가 2006년 이 블로그를 시작한 후 누적 방문자수는 53만명인데, 1년 평균 방문자수(3만여명)에 달하는 이들이 하루만에 방문한 셈이다.

B씨는 블로그의 해당 글과 댓글 창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인스타그램 계정 주소도 바꿨다.

A씨는 26일 저녁 새로운 글을 올렸다. 그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B씨의) 블로그 글이 내려갔다"며 "하소연에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박정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