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금리 상황과 분양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 커…실질 구매력 하락도 지속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는 약 22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에 비해 2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스경제 DB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는 약 22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에 비해 2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스경제 DB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는 약 22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에 비해 2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신용평가와 연합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들의 회사채 규모가 약 2조 3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건설사의 부동산 PF 우발채무가 우리 경제를 무너뜨릴 폭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PF는 기업과 법적으로 독립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로부터 발생할 추후의 현금흐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기업 자체의 신용등급과 상관 없이 프로젝트 현금흐름만을 가지고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이 부동산 PF는 경제의 핵폭탄으로 등장한 것은 그동안 호황을 누르던 부동산 경기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호황을 이루던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집값을 떠받치고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특례보금자리론을 내놓는가 하면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해 각종 규제를 풀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는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기업평가가 밝힌 것처럼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실질 구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분양을 미루거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준공 후 미분양을 없애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도급순위 16위 태영건설이 이달 돌아오는 4000억원 정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에 건설업계는 물론 협력업체, 금융권까지 여파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을 신호로 중소 건설사들이 연이어 워크아웃을 신청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엔 3조 6027억원의 우발채무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설업은 물론 증권과 은행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실제로 내년 초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1조 4200억원 정도로 지방은행을 비롯한 증권사, 보험사의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건설사들의 신용도 역시 추락하고 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년 건설 업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실적이 저하되고 신용등급도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신용평가 역시 경기 부진의 장기화와 부동산 PF 사업성 리스크가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GS건설(A), 롯데건설(A+), HDC현대산업개발(A), 신세계건설(A), 한신공영(BBB-) 등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더욱더 큰 문제는 내년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분양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부터 전 금융권 대출 상품에 대해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 금리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DSR 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대출을 받아 집을 늘리려는 이들은 더욱더 압박을 받을 수빆에 없게 됐다. 

경기 침체와 수출 감소, 고금리의 여파가 우리 경제의 불안요소로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성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