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자구안 관련 약속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SBS 관련 발언도 도마 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 (사진=태영건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 (사진=태영건설)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금융당국과 채권단 내부에서 지난달 28일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자구안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가운데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을 갚지 않았다. 외담대는 원청업체가 구매대금을 현금 대신 외상매출채권으로 지급하고, 납품업체는 은행에서 이를 담보로 한 대출을 통해 돈을 수령하는 것이다.

태영건설 협력업체는 태영건설이 현금 대신 지급한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았는데, 이를 태영건설이 상환하지 않은 것이다.

금융당국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해 12월 28일 “내일 상거래 채권을 모두 결제할 것으로 안다”고 공언했으나, 다음날 바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은 451억원은 협력사가 이미 은행에서 할인받은 어음이라서 상거래채권이 아닌 금융채권이 됐다는 입장이다. 워크아웃 신청과 동시에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상환이 유예됐다는 취지다.

또한 태영그룹은 계열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유동성 확보에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그룹은 지난달 28일 워크아웃 신청에 앞서 받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1133억원을 태영건설에 대여해주겠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아직 자금 일부가 대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지주사인 TY홀딩스가 워크아웃 직후, SBS 지분 매각이나 담보 제공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고 있다. 자구 노력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선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을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당시 지주회사인 금호산업의 박삼구 회장 일가의 지분 모두가 담보로 잡힌 바 있다. 대주주가 경영권을 내놓을 각오로 임해야 진정성 있는 자구노력이란 것이다. 

자구안 가운데 하나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태영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도 더 커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000억원 수준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태영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은 매각이 완료된 태영인더스트리와 추가 자구안에 포함된 블루원 매각 대금이 주축이 될 전망이다. 태영인더스트리의 오너 일가 지분은 윤석민 회장(32.34%), 여동생인 윤재연 블루원 대표(27.66%) 보유분을 합쳐 총 60%로 매각대금 2400억원 중 1440억원 정도다. 골프장과 레저사업을 하는 블루원은 윤재연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으며 오너 일가 지분이 12.26%이고 나머지는 TY 홀딩스가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태영건설 관계자는 “사재 출연 규모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 “확정되려면 초안을 채권단에게 공개하고도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성실하게 준비 중이란 것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주말 태영건설 관련 외담대를 보유한 은행들에 연락해 협력업체에 대한 소구권(상환청구권) 행사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협력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일관된 입장인 것이다.

문용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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