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48) / 연합뉴스
故 이선균(48) / 연합뉴스

[한스경제=이현령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 중 극단적 선택을 한 배우 이선균(48)에 대한 과잉 수사 논란이 일어나자, 경찰이 입장을 밝혔다. 윤희근(55) 경찰청장은 논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으며 인천경찰청은 적법한 절차를 따른 수사였다는 입장이다.

2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윤희근 경찰청장은 청주 청원 경찰서에서 열린 특별 승진임용식에 참석해 이선균 관련 무리한 수사 논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선균은 지난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3차례 공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한 공원 인근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선균의 사망 이후 일각에서 경찰의 무리한 과잉 수사 논란이 일었으며, 그가 마지막 공개 조사 전날 경찰에 비공개 수사를 요청했으나 경찰 측에서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윤희근 경찰청장은 “수사가 잘못돼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회 전반적인 것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경찰이 비공개 수사를 거부한 점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 관행과 공보 준칙을 이 기회에 되짚어서 문제가 있다면 보완이 필요하지 않겠냐”라며 “언론과도 상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수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면 그걸 용납하세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윤희근 경찰청장은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배우였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 놀랐다”고 말했다.

이선균 관련 수사를 진행한 인천경찰청도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비공개 출석을 거부한 데 대해 “이선균 씨 변호인이 비노출 출석으로 이해되는 지하 주차장 이용 출석을 요청했다”며 “청사 구조상 이동 모습이 유리창을 통해 노출될 수밖에 없다. 많은 취재진이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취재진의 안전사고가 우려됐다”고 설명했다.

또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 지난번 1, 2차 조사 때처럼 출석하기를 요청했고 변호인도 ‘알았다’고 답변했다”며 이선균이 정문을 통해 현관으로 들어와도 본인이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것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선균 측 변호인은 이날 “이미 두 번이나 포토 라인에 섰는데 또다시 서는 것은 망신 주기나 모욕 주기로 볼 수 있다.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었기 때문에 3차 조사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비공개를 강하게 요청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경찰과 협의가 진행되던 사이 ‘출석 날짜가 언론에 알려져 공개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했다. 앞서 이선균 측은 경찰에 비공개 조사를 두 차례나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경찰 수사 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는 경찰관 서장은 출석이나 조사 등 수사 과정을 언론이 촬영·녹화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되며, 불가피할 경우 사건 관계인이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고 안전 조치를 해야 한다.

경찰 측이 이를 어기지 않았냐는 지적에 관계자는 “어겼다, 안 어겼다고 단정해서 말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관계자는 이선균에 대한 2개월 사이 3차례 잦은 소환 조사와 그가 사망하기 사흘 전  19시간 동안 이뤄졌던 강도 높은 3차 조사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첫 조사 때 고인이 다음에 진술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구체적인 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2차 조사 후 추가 증거를 확보해 지난 23일 다시 조사했다”며 “3차 조사 당시 변호인이 ‘공갈 사건의 피해자 조사를 같이 진행해 한 번에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고인의 진술을 충분히 들어주는 차원에서 장시간 조사가 진행됐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심야 조사도 변호인이 참여한 상태에서 고인의 동의를 받아 진행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조사, 압수, 포렌식 등 모든 과정에 변호인이 참여했다”며 “진술을 영상녹화 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희중(58) 인천경찰청장은 “고인께서 사망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애도를 표하고 “수사는 구체적인 제보 진술과 증거를 바탕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공보 규칙을 더 철저히 준수하고 인권 보호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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