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심판 ABS 시스템 모습. /연합뉴스
로봇 심판 ABS 시스템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청룡의 기운을 받아 힘찬 비상을 꿈꾸는 한국 야구 앞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올해 프로야구의 최대 화두는 로봇 심판 도입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시즌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ㆍ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하기로 했다. 일명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ABS는 기계가 볼 판정을 내려주는 시스템이다.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공의 궤적과 탄착 지점 등을 파악해 스트라이크-볼을 판정한 뒤 수신기와 이어폰을 통해 주심에게 볼 판정 내용을 전달한다. 주심은 이를 듣고 그대로 판정을 내린다.

KBO는 ABS 도입을 통해 더욱 공정하고 일관된 판정으로 팬들의 불신을 해소하고자 한다. KBO의 기대대로 ABS가 안착한다면 스트라이크 판정 시비와 경기 시간을 줄이고 공정성을 키울 수 있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ABS 시스템 자체가 불완전하고 완벽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스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선수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새로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시행착오를 줄이고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전망이다. 허구연(73) KBO 총재는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다. 물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지만, 도입 초반에는 잡음이 나올 수도 있다. 모두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 잠실 돔구장 건설안 실내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잠실 돔구장 건설안 실내 조감도. /서울시 제공

잠실야구장 대체 구장 문제 역시 야구계가 풀어야 할 난제다. 서울시는 현재 잠실야구장 자리에 3만석 규모의 새 폐쇄형 돔구장을 지을 계획이다. 2026년 착공, 2031년 준공이 목표다. 기존 잠실야구장은 2025시즌이 끝난 뒤 2026년부터 해체·철거 작업에 돌입한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6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한다. KBO와 두 구단은 공사 기간 서울 잠실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개조해 사용하겠다고 서울시에 건의했지만 시는 안전상의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서울시는 지난 9월 대체 구장 마련을 위해 야구계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KBO와 LG, 두산 구단 측과 잠실야구장 대체 구장 관련 통합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임시 거처로 활용할 구장이 마땅치 않고,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에는 안전 문제가 뒤따른다. 야구계와 서울시가 어떤 묘안을 짜낼지 주목된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호성적을 올리는 것도 한국 야구의 과제다. 한국은 오는 11월 상위 12개국이 출전하는 WBSC 프리미어12에서 명예 회복을 꿈꾼다.

한국 야구는 지난해 3월 정예 멤버가 총출동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조기 탈락의 쓴맛을 봤고, 유망주끼리 호흡을 맞췄던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값진 금메달을 수확했다. 아시안게임으로 자신감이 붙은 젊은 선수들은 11월에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활약하며 희망을 보여줬다.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그 동력을 잃지 않고 세대교체를 완성해야 한다. 아시안게임과 APBC보다 수준이 높은 프리미어12는 야구 대표팀의 세대교체 성과를 가늠해 볼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KBO는 1월 중 대표팀을 지휘할 전임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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