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재계, 지난해 이어 올해도 '경영환경 어려울 것' 예상
기존 사업은 물론, 신사업 재점검 통해 변화 혁신 강조
책임경영·행복한 일터 등, ESG경영도 확대 강조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경제인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부터) 손경식 경총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윤 대통령,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 연합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경제인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부터) 손경식 경총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윤 대통령,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 연합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재계가 신년사를 통해 잇달아 올 한해 경영과 주요 사업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국내 주요 그룹은 갑진년 경영환경과 관련, 지난해보다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조직문화 및 기존 사업의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급변하는 경제상황에 대한 유연하고 빠른 대응을 강조했다.

◆ ‘변화·혁신’ 외치는 재계

재계는 올 한해 변화와 개혁, 혁신을 외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는 뜻으로, 옛 한(漢)나라 사상가 동중서가 무제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최 회장은 “새해에도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正音)을 낼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SK그룹은 그린에너지·AI·디지털·바이오 등,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다”며 “우리의 장점과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와 협력해 나간다면 이해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도 변화를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AI·Eco·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등에서 ‘미래 변화 대응력’을 갖춰야 한다”며 “과거에 없던 인구구조와 세대 변화로 소비자가 달라지고 있는 지금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 발굴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또한 혁신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을 구성원들에게 주문했다. 김영섭 KT 대표 역시 올해를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의 출발선으로 봤다. 김 대표는 “CT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넘어 ICT전문기업으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올해의 화두로 삼았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강조하며,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 화장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경쟁자에 앞서 과감하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면서 “다만 수주, 매출과의 연계를 꼼꼼히 따지고, 시장상황 변화 시 지체 없이 궤도를 수정하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구성원들을 향해 ‘그체이트 챌린저’가 되자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고금리·고물가·저성장의 삼중고 속에서 시장은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기에 글로벌 챔피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지향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업에 기존의 틀을 넘어 월등한 차별성과 주인의식을 갖추자”면서 “익숙한 판을 흔들고 당연한 것을 뒤집는 도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ESG경영’ 강화하는 재계

올해는 신년사를 통해 ESG경영에 대한 재계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특히 ‘행복한 일터’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이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대외 일정으로 구성원들과의 소통 기회가 적었던 최태원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아쉬움을 직접 드러냈다. 최 회장은 “새해에는 ‘우리의 행복’이 지속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환경을 우리 스스로 내실을 갖추는 계기로 삼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한종희 부회장도 강건한 기업문화 구축을 통해 조직 내 소통 변화를 주문했다. 한 부회장은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면서 “리더들은 조직 내 정확한 소통과 격의 없는 토론을 통해 구성원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며 “자기 주도적 시간 관리로 성과를 창출하는 초일류 기업문화를 구축하자”고 말했다.

친환경 사업 비전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강조했던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기업을 성장시키고 가치를 제고하는 주체인 직원들이 역량을 펼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성과를 창출하는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해 조직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정원 회장은 신년사 말미에 ‘수평적 조직문화’와 ‘임직원의 안전’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통한 빠른 의사 결정, 소통 비용 감소로 경영 기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자”며 “임직원 안전보다 우선순위에서 앞서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책임경영을 조직문화로 정착시키고 조직 내 소통방식의 변화를 주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올해 또 하나의 목표로 “책임경영을 위해서는 내부 소통이 중요하다.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솔직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위기를 이겨내자”면서 “구성원 모두가 하기로 한 일은 반드시 이뤄내고 결과에 책임지는 책임경영을 조직문화로 정착시키자”고 말했다.

한편,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유연한 소통과 구성원들에 대한 권한과 책임, 합당한 보상을 언급, 향후 기업 내 조직문화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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