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볼파라 인수, 현금 1000억 절감 효과
루닛 인사이트·스코프, 장밋빛
루닛. /홈페이지 갈무리
루닛. /홈페이지 갈무리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의료 AI(인공지능) 기업 루닛이 본격적인 미국 시장 도전장을 내밀면서 올해 새로운 도약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루닛의 주요 서비스는 ‘루닛 인사이트’와 ‘루닛 스코프’ 등이다. 이 회사는 상장 전부터 해외 기관 투자금이 전체 60% 달할 정도로 국내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는 암 발병률 1·2위인 폐암과 유방암 검출하는 암 진단 솔루션이다. 후지필름(Fuji Flim), GE 헬스케어, 필립스 등 의료장비 기업 내 제품에 탑재돼 공급되기도 하며, PACS(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 소프트웨어에 직접 공급되기도 한다.

루닛 스코프는 암 치료를 위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이다.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처방 대상자를 선별해 환자, 병원, 의사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특히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은 2022년 400억달러(약 52조원)에서 2028년 710억 달러(약 92조 3000억원)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대표 약물로는 2022년에만 209억달러(약 27조 1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있다.

증권가에서는 두 솔루션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준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루닛 인사이트는 2026년까지 파트너사 제품에 30% 이상 탑재를 목표로 해당 매출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상승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암 발병률 1위 폐암과 2위 유방암은 엑스레이(X-ray)로 진단하기에 리스크가 있다”며 “루닛 인사이트는 빅데이터·딥러닝으로 높은 정확도를 보이며 향후 축적될 모든 데이터 역시 정확도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는 학습하면 할수록 더 정교해진다”며 “암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닌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솔루션과 전신 MRI AI 솔루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또 “올해 루닛 인사이트로 기반을 다진 후 루닛 스코프로 새로운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루닛은 올해 미국 진출 및 막대한 데이터 확보로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유방조영술 AI 솔루션 개발사인 ‘볼파라 헬스(이하 볼라파)’의 지분 100%를 지분 100%를 1억 9307만달러(약 2510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했다.

볼파라 소프트웨어 5개 중 1개라도 사용하고 있는 병원을 고려하면, 이 회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약 42%다. 이를 기반으로 매출의 96.5%가 미국에서 나오고 이미 영상 데이터를 1억장 이상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경쟁사인 래드넷(RadNet)도 미국 전역에 마련해둔 366개 메디컬 센터를 기반으로 AI 솔루션을 적용시키고 있는데, 사업 개발 속도는 볼파라가 더 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볼파라는 7년 넘게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진행한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6월 양사는 본격적으로 유방조영술을 기반으로 잠재적인 유방동맥석회화(BAC) 문제를 진단하는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루닛이 유방조영술 AI 솔루션에 학습시키고 있는 데이터 양이 약 30만장 수준”이라며 “이에 더해 매년 2000만장 이상 데이터가 볼파라 측에 쌓일 것으로 예상되고 이를 현금으로 환산하면 최소 10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수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며 “루닛이 꿈꾸는 AI 플랫폼 개발에도 다량의 데이터를 통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신 연구원은 “볼파라를 인수한 루닛도 마이크로소프트 이외 빅테크들과 협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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