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최정민. /KOVO 제공
IBK기업은행 최정민.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국 여자배구는 세대교체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김연경(36ㆍ흥국생명), 양효진(35ㆍ현대건설) 등 황금세대의 뒤를 이을 새로운 세대를 발굴해야 국제 무대에서 떨어진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스파이커 포지션은 세대교체가 더디다. 강소휘(27ㆍGS칼텍스)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젊은 공격수가 없다.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 일색인 프로배구 여자부 득점 순위에서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국내 선수는 8일 기준 김연경(6위ㆍ469득점), 양효진, 강소휘(이상 10위ㆍ308득점) 등 셋뿐이다. 공격 성공률 부문에선 김연경(2위ㆍ44.89%)과 강소휘(6위ㆍ42.5%)만이 상위 10위 안에 포함돼 있다. 

하지만 미들블로커 쪽 사정은 다르다. 올 시즌 젊고 유망한 20대 미들블로커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IBK기업은행 최정민(22)은 올 시즌 블로킹 1위(세트당 0.85개)를 달리고 있다. 그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고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블로킹 9위(세트당 0.540개)를 했는데, 올 시즌 잠재력을 만개했다. 키는 180cm로 미들블로커 중 단신에 속하지만, 탄력과 블로킹 능력이 좋다는 평가다. 그는 "예전보다는 상대 움직임을 읽는 능력이 생겼다. 미리 상대 움직임을 예측하고 따라가니, 블로킹 득점이 늘었다"고 말했다.

최정민이 시즌 끝까지 블로킹 선두를 지키면, V리그 역사상 최단신 블로킹 1위가 탄생한다. 국내 최고 미들블로커인 양효진은 "블로킹할 때 정민이의 손 모양이 참 예쁘다"며 "키가 큰 편이 아닌데 블로킹 1위를 달리는 건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준다"고 칭찬했다.

현대건설 이다현. /KOVO 제공
현대건설 이다현. /KOVO 제공

미들블로커 세대교체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동갑내기 이다현(현대건설)과 정호영(이상 23ㆍ정관장)도 올 시즌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양효진의 후계자로 불리는 이다현은 올 시즌 속공 1위(성공률 57.14%), 블로킹 6위(세트당 0.55개)를 달린다. 190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정호영은 블로킹 3위(세트당 0.67개)와 속공 5위(성공률 48.55%)를 마크하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등에 출전한 이주아(24ㆍ흥국생명)와 박은진(25ㆍ정관장) 역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주아는 속공 3위(성공률 50.86%), 블로킹 4위(세트당 0.64개)고, 박은진은 속공 6위(성공률 46.74%), 블로킹 8위(세트당 0.53개)에 올라 있다.

신인 김세빈(19ㆍ한국도로공사)의 활약도 눈에 띈다.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한 그는 데뷔하자마자 주전을 꿰찼다. 187cm의 큰 신장과 뛰어난 운동능력을 갖춰 차세대 미들블로커 재목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올 시즌 세트당 블로킹 0.526개를 잡아내 이 부문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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