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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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송진현] 포스코그룹을 이끌어갈 차기 회장 후보가 6명으로 압축되었다.

그룹의 지주사격인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는 지난달 31일 전원회의를 열어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사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등 6명을 차기 회장 파이널리스트로 선정했다. 후추위는 오는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이들 후보를 상대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후 8일 최종 후보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선임된 6명의 면면을 보면 포스코 내부 인사 3명과 외부인사 3명이 겨루는 양상이다. 과거와 달리 외부인사가 3명이나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재계 순위가 5위임에도 불구하고 현 최정우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해외 순방 때마다 제외되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정권의 미움을 받아 올 3월 임기종료 후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말 포스코홀딩스 지분 6.7%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한 뒤 차기 회장 후보에서 일찌감치 탈락되었다.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결과였다.

여기에 더해 최 회장을 비롯한 일부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들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캐나다 등지에서의 호화 이사회가 최근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후추위도 외부 압력에 취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포스코그룹 안팎에선 차기 회장이 내부출신 인사 중에서 선임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포스코그룹은 2차 전지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핵심 사업은 역시 철강업이다. 지난해 기준 포스코그룹 매출에서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51.6%, 영업이익은 71%에 달하고 있다.

차기 회장이 외부 인사 중 선임될 경우 철강산업을 이해하는 데에 임기 3년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철강을 제조하는 과정이나 철강 수요와 공급 등에 따른 국제 가격 메커니즘,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등의 통화 변수 등을 이해하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세계 철강 생산 기준 5위에 랭크돼 있다.

그런데 세계 3위인 일본의 신일본제철이 미국의 US스틸을 인수키로 하는 등 국제적인 역학관계도 복잡해지고 있다. 품질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포스코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런 맥락에서 포스코 철강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어야 미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포스코는 우리 민족의 혼이 깃든 기업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일제 식민지 시절을 겪은 후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받은 1억달러를 바탕으로 1968년 세워진 회사가 바로 포항제철이었던 것이다.

포항제철은 이후 한국의 조선과 자동차, 건설 분야 디딤돌이 되어 1970~80년대 고도 성장을 이끌었다.

이런 역사적 맥락에서 보았을 때 포스코그룹은 외부 인사가 CEO로 와서 적당히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가 퇴임하면 곤란하다.

후추위을 구성하는 사외이사진은 외풍에 휘둘리지 말고 내부 사정에 정통한 ‘철강 맨’을 차기 후보로 선임해 민족기업이나 다름없는 포스코의 발전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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