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전문성에 재무·마케팅 두루 경험
후추위 “기술 혁신, 조직문화 개선 최적 후보”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확정됐다. 앞서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발표한 숏리스트에는 내부인사 3명, 외부인사 3명으로, 외부인사 선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포스코 순혈주의는 이번에도 유지됐다. 포스코는 4대 김만제 회장을 제외하고 외부인사가 회장을 맡은 바 없다. 글로벌 전략 구상이 가능하고, 철강과 포스코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인사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 장인화 전 사장, 재임시절 성과와 리스크는?
포스코홀딩스는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포스코그룹의 회장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로 선정하고, 오는 3월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안건을 결의한다. 장 전 사장은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장 전 사장의 포스코 회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018년 최정우 회장과 치른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포스코 철강II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한 철강은 물론 신사업, 재무, 마케팅 등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후추위는 장 전 사장에 대해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로 평가했다”면서 “그룹의 핵심 사업과 개선점에 대한 확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후추위는 또 장 전 사장이 글로벌 전략 구상과 함께 기술 중심의 혁신, 내부의 조직문화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봤다.
장 전 사장은 노사관계에서도 사측 대표로 활동하면서 특유의 친화력과 현장중심 행보를 통해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주총 이후 현재까지도 포스코 자문역을 수행하는 것 역시 강점으로 작용했다.
포스코 재임 시절에는 AI 신기술을 이용한 제철소 스마트팩토리 체계를 구축해 국내기업 최초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등대공장’ 선정을 주도한 바 있다. 아울러 리튬을 포함한 양·음극재 중심으로 신사업을 재편하며 이차전지소재 중심의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했다.
장 전 사장은 사장 임기 동안 철강업 불황과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사업의 안정을 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팬데믹 상황 시 공장폐쇄가 아닌 ‘유연생산·판매체제’를 도입,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2019년엔 최정우 회장과 함께 포스코 동공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기존 오인환 대표이사 사장이 맡았던 재정 및 내부거래위원회 위원도 겸했다.
아울러 장 전 사장은 해외 네트워크 및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법인 경영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또한 세계철강협회 건설시장개척분과위원회 위원, 기술분과위원회 위원장, 한-인니 경영자 협의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리스크도 존재한다. 현재 후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사외이사들은 해외 호화 출장 의혹으로 전원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장 전 사장은 2019년 8월 사외이사들과 베이징 이사회에 동행, 같은 사안으로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다만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은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후추위 위원 모두가 뜻을 모았다”면서 “외부의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책무를 수행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였다”고 말했다.
장 전 사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1988년 미국 MIT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같은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했다. 1994년에는 포스코건설 기반기술연구팀장으로서 실증연구 업무를 2년간 경험했다.
이후 2011년 포스코로 자리를 옮겨 신사업실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기술투자본부장(CTO)과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18년 포스코 사장으로 선임, 철강부문장을 맡았다.
조나리 기자 hansjo@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