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재용 회장, 국내외 신사업 현장 점검 분주
올 초 임직원과 감담회 열고 소통 강화
삼성, 20일 이사회...이 회장 등기이사 복귀 관심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이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제조시설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삼성전자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이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제조시설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삼성전자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와 관련 무죄 판결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국내외를 오가며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5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계를 돌파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는 바로 전날 횡령과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직후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10일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서울 우면동 소재 삼성리서치를 찾아 6G를 포함한 차세대 통신 기술 동향을 점검했다. 삼성리서치는 삼성의 글로벌 R&D 허브로서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기술 △AI(인공지능) △로봇 △헬스케어 등 최첨단 분야의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이날 이 회장은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다”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외에도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삼성전자는 “6G 분야와 관련 ‘초격차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라며 “아울러 미래 선점을 위한 우수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새해 첫 현장 행보 차세대 통신 기술을 선택한 것을 두고, 이 회장이 올해 그룹의 신사업을 직접 챙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이 회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 1심 결심공판에서 “글로벌 초일류기업들과 경쟁·협업하며 ESG경영 등 새로운 사명이 주어졌다”며 “삼성이 진정한 초일류기업,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저의 모든 역량을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월 10일 서울 우면동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삼성전자
지난 1월 10일 서울 우면동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삼성전자
지난 1월 1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명장 간담회를 가진 뒤 이재용 회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삼성전자
지난 1월 1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명장 간담회를 가진 뒤 이재용 회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삼성전자

이후에도 이 회장은 임직원과의 소통 행보를 이어왔다. 삼성리서치 방문 6일 후에는 사내 기술 전문가인 ‘2024 삼성 명장’ 15명과 간담회를 갖고 명장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술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미래는 기술인재의 확보와 육성에 달려있다. 기술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달 5일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현재, 이 회장은 더욱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현장 경영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9일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 이는 물론 이 회장이 매년 명절마다 찾는 해외 사업장 점검이기도 하다. 다만 이 회장은 지난해 추석 연휴 중동에 이어 올해 설에도 해외 신사업 점검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에서 과감한 도전과 투자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회장은 16일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개발 로드뱁과 중장기 사업전략을 보고 받았다. 아울러 내년 완공을 목쵸로 건설 중인 5공장과 현재 가동 중인 4공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도 이 회장은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정기주주총회 상정 안건 등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이는 이 회장의 무죄 판결 이후 처음 열리는 이사회로, 이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안이 논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아직 항소심이 남아 있는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1심 판결 직후 어느 정도 사법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보여진다”면서도 “아직 확정판결까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당분간은 지금처럼 현장 경영을 확대하고 신사업을 직접 챙기는 정도로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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