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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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이현령 기자]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인 ‘가심비’가 일본 여행의 큰 이유로 꼽혔다.

27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트에서 지난 2022년 9월~2023년 8월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온 9375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일본은 27개국 중 6위로 높은 만족도 순위를 차지했다.

앞서 일본을 여행지로 선호하는 한국 관광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는 약 696만 명으로 일본을 방문한 전체 관광객의 약 3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9년 533만 명보다 약 24.6% 증가한 수치다.

오는 3월 1일부터 시작되는 연휴에도 국내 항공사의 일본 노선은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대한항공의 일본 주요 노선 예약률은 90% 이상이며, 아시아나항공도 삿포로·후쿠오카·오사카 등 일본 주요 노선 모두 90% 이상의 예약률을 달성했다.

이 같은 현상은 엔저 효과와 더불어 관광객들이 ‘가심비’를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추측된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텐스톰(TEXTOM)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엔저 현상과 관련해 ‘일본 여행’, ‘관광객’ 등 일본 여행과 관련된 키워드가 많이 언급됐다. 컨슈머인사이트 만족도 평가에서 여행객들은 일본에 대해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현지 지출이 중요해 가성비에 큰 영향을 주는 먹거리, 살 거리 부문에서 일본은 평균 7점 이상의 점수를 기록하며 27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물가, 청결, 편의시설, 안전 등을 포함한 환경 쾌적도 평가에서도 2위라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에 높은 물가 이미지인 제주도는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제주도를 방문한 12월 단체관광객은 지난 2022년 대비 86.8%가 감소했다. 2022년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제주 여행 불만족 이유에 대해 53%의 관광객이 ‘물가가 비싸다’라고 답변했다. 쇼핑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답변도 있었다.

실제 제주도와 일본 여행비용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일본 1일 평균 여행비용은 25만1000원, 제주도는 13만2000원으로 제주도가 좀 더 저렴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제주도는 2022년 국내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물가·상도의’ 부문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며 관광객들에게 고물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가·상도의’ 만족도 2위를 기록한 일본과 상반된다.

그러나 일본 관광지의 큰 매력인 가심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현지인들의 임금이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오른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일본에서는 이중가격제 도입에 대한 주장이 커지고 있다.

25일 나가야마 히스노리 일본 료칸 협회 부회장은 “싱가포르에서는 테마파크나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에서 거주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이중가격제를 운영한다”며 “외국인 관광객은 돈을 더 내는 대신 정중한 지원 등 ‘좋은 불공정’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이중가격제는 같은 상품이라도 외국인에게 내국인보다 더 비싸게 값을 받는 가격 정책이다. 이중가격제를 도입할 경우 내국인들의 물가 부담은 줄어들겠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반감을 살 수 있다. 이중가격제 도입 소식을 들은 누리꾼들은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친다”, “차별이다”, “돈 모아서 다른 나라 가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이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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