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바이킹 ‘VK2735’, 탁월한 체중감량 효과 확인
13주간 14.7% 체중 감소…통계적 유의성 확보
노보 노디스크 비만 치료제 ‘위고비’. /연합뉴스
노보 노디스크 비만 치료제 ‘위고비’.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바이킹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 ‘VK2735’가 탁월한 체중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킹은 비만 또는 과체중인 환자 17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3주간 주 1회 단위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평균 약 14.7% 체중이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위약 대비 효과는 13.1% 컸다. 특히 같은 투약 기간 7~8% 수준이었던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의 감량률을 보인 것이다.

브라이언 리안 바이킹테라퓨틱스 최고경영자(CEO)는 “VK2735를 어떤 용량으로 투입하든, 13주 차에 체중 감량이 더뎌지는 징후는 없었다”며 “투약 기간을 늘리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정성도 확인됐다. 메스꺼움을 비롯해 구토, 설사, 변비 등 비만 치료제 투약 과정에서 나타나는 통상적인 부작용은 대부분 경증이거나 중간 정도였다. 임상 참여자 중 조기에 투약을 중단한 비율도 4% 수준이었다, 위약 그룹에선 약 6%였다.

임상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업계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새로운 대항마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토마스 스미스 리링크파트너스(헬스케어 전문 투자 자문사) 연구원은 “임상 결과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확실히 투자자들의 기대를 넘어섰다”며 “VK2735의 데이터는 젭바운드보다 유리하며, 이는 바이킹의 분명한 승리”라고 고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와 ‘마운자로’,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위고비’ 대비 가파른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며 “두 회사의 시장 지배력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도이치뱅크는 “궁극적으로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독점 체제가 깨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도 “다만 폭증하고 있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대량생산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이는 두 회사(노보 노디스크·일라이 릴리)의 방어력을 제공한다”고 했다.

임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지만 바이킹의 갈 길은 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려면 최소 3년은 걸릴 것으로 현지 금융투자업계는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최소 2차례 추가 임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킹은 글로벌 빅마파의 합병 1순위 후보로 올라섰다고 입을 모았다.  VK2735 임상 발표 전까지만 해도 근육질환 치료제 기업인 ‘사이토키네틱스(Cytokinetics)’가 1위를 지키고 있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1000억달러(약 130조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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