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철규 기자]

이철규 한스경제 편집국장.
이철규 한스경제 편집국장.

[한스경제=이철규 기자]  저출산 문제는 이제 이 나라를 넘어 이국 땅에서까지 걱정할 정도로 현실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합계 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를 기록했다.

OECD 38개 국가 중 출산율이 1명이 안 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진다면 우리나라는 2041년이면 4000만명대로 인구가 줄어들게 된다. 또한 세계 204개국 중 인구 감소로 사라질 위험이 높은 나라로 등극하게 된다.

출산율 감소의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었다. 이전 정부에서도 출생률 하락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생각했으며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다만 그 같은 대책들이 현실적인 결과물을 낳기엔 다소 현실과 동떨어져 있던 점도 사실이다.

0.6명대의 출산율은 OECD 평균(1.58명·2021년 기준) 출산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 수준이다. 이에 영국 방송 BBC는 우리나라의 출산율 문제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BBC는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낮은 이유로 사교육비와 집값, 근무 환경을 꼽았다.

BBC의 서울특파원 장 매킨지 기자는 “20년간 379조 8000억원을 투자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막대한 투자를 하고도 우리의 출산율은 증가하지 않았으며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줄고 있다.

결혼을 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큰 이유는 사교육비다. 사교육비가 중요한 이유는 많은 기성세대들이 자신의 노후에 필요한 비용을 아이들의 사교비로 당겨쓰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의 노후는 빈곤할 수밖에 없으며, 은퇴 후에도 일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자랑하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노후 빈곤이라 문제를 낳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3년도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학원 교육비 지출은 월평균 39만 9375원으로 2022년(36만 3641원)에 비해 9.8%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3년 사교육비 총액은 24조 2000억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이 같은 수치는 평균인 만큼, 크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를 대학까지 졸업시키는 데 드는 비용이 약 3억 5000만원이라고 한다면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부의 편중이 집약된 사교육 시장의 현실을 인지하고 나면, 이내 왜 부부가 아이를 낳을 수 없는지 깨닫게 된다.

또한 대학은 믈론, 직장에서도 이어지는 치열한 경쟁과 학벌 위주의 사회구조, 학력 줄세우기 등도 아이를 낳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결국 이 같은 기존시스템에 변화를 주지 않고선 출생률은 물론 고령화로 인한 노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다. 물론 최근에 일고 있는 기업들의 출산율을 늘리기 위한 각종 이벤트들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이벤트성 대책보다는 실질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척 마련이 시급하다. 정책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말 필요한 대책이어야 하며 실제 진행이 돼야 하는 법이다 그동안 우리의 출산율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한 이유는 제대로 실행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노후 문제와 출생률을 늘리기 위해선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이미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는 연공서열제 폐지나 고즐 취업 장려, 노동시간 단축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 격차 해소, 출산 휴가제 시행 등도 아직까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뛰기 위해선 걸양하는 법이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뛰라고 이야기 할 순 없다.

우리의 출산율 정책 역시 다양한 정책을 열거하기에 앞서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이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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