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트서 판매하는 식료품값 하락세
외식 가격은 치솟으며 서민 부담 가중
외식업체 "제반 비용 상승, 공공요금 인상시 부담 더 커질 것"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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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라면, 소주, 돼지고기 등 식료품값이 하락했으나 식당 등 외식업체 판매가격은 계속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유통업체에서 판매하는 라면 물가 상승률은 –4.8%를 기록했다. 지난 1999년 5월(-5.4%)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2년 전과 비교하면 7.4% 높은 수준이다.

라면 물가는 내려가는 추세지만 식당 등 외식업체에서 판매하는 라면(외식) 물가는 오히려 3.9% 올랐다.

라면을 비롯해 김밥은 전년 대비 6.4%, 2년 전 대비 17.1%로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피자는 전년 대비 1.9% 올라 상승폭은 둔화했으나 2년 전보다 12.7% 높다. 자장면도 1년 전보다 3.7%, 2년 전보다 13.9% 각각 높았다.

외식 메뉴인 고기 가격도 올랐다.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하락했지만 식당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널뛰었다.

지난달 돼지고기 물가 상승률은 -0.1%를 기록했지만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겹살과 돼지갈비 물가는 각각 2.4%, 3.6% 상승했다. 소고기(국산) 물가 역시 지난달 0.4% 오르는 데 그쳤으나 외식 물가는 5배에 가까운 1.9%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주류 물가도 마찬가지다. 앞서 주류업체들은 지난해 말 소주 출고가를 내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소주 물가 상승률은 -1.1%를 기록했으나 식당 등에서 판매하는 소주(외식) 물가는 오히려 3.9% 올랐다.

외식업체들은 재료 외에도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 제반 비용 상승으로 가격 내리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 차원에서 지난 2월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4월까지 연장했고 전기 가스 요금은 지난해 5월 이후 추가 인상이 시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4월 총선 후 이 조치가 종료되면 공공요금이 뛸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진다. 공공요금이 인상되면 생산비용도 상승되는 수순이다.

국제 유가 역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81.04달러에 마감했다. 북해산 브렌트(Brent)유는 85.34달러에, 중동산 두바이(Dubai)유는 84.81달러에 마감했다. WTI가 80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해 11월 6일 이후 4개월 만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재료 가격만 하락했을 뿐 모든 제반 비용은 상승하고 있다. 한 번 올라간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데다 현재 상황으로써 업주들은 가격을 내릴 수가 없다”라며 “게다가 4월 총선 후 다음달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업체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소비위축과 함께 외식가격도 좀처럼 하락하지 않는 만큼 외식경기는 더 악화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 전망지수는 81.14로 지난 2022년 1분기(80.3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요 원재료가 내렸다고 기업이 당장 가격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가격 인하 압박 수위를 높이는 대신 실질적인 대안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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