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환경단체 “엑슨모빌은 기후대응 없이 이익만 생각하는 기업” 반발
IRA 세제 지원 해당 안 돼… 저탄소 수소 생산 프로젝트 중단 시사
대런 우즈 엑슨모빌 최고경영자 / 연합뉴스
대런 우즈 엑슨모빌 최고경영자 / 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미국 월가에 반(反)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 발 더 나가 ‘석유 공룡’으로 불리는 엑슨모빌의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화석연료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을 지원하지 않으면 자사의 여러 저탄소 수소 프로젝트 중 하나를 중단하겠다며 압박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대런 우즈 엑슨모빌 CEO는 다수의 연설과 인터뷰에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려면 앞으로도 화석연료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전 세계 목표인 ‘2050 탄소중립’ 달성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월가를 중심으로 안티 ESG 기조가 얼마나 빠르게 퍼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최근 우즈 CEO의 발언은 환경단체와 환경운동가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우즈는 최근 포춘(Fortune) 팟캐스트에 출연해 저탄소 미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 “정부나 환경단체는 탄소 감축에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고 이를 누가 지불 할 것인지 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 세레스(CERES)의 앤드류 로건 선임이사는 “엑슨모빌은 기후변화 대응이 가장 느린 기업”이라며 “이들은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약속을 오랫동안 이행하지 않고 이익만 생각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자 에밀리 미르 엑슨모빌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자사는 49억달러(약 6조5500억원) 규모의 탄소 포집·활용 에너지 기업인 덴버리를 인수했고, 2027년까지 저탄소 기술에 대한 투자를 200억달러(약 26조7000억원)로 늘릴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엑슨모빌은 석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석유 생산을 가속하기 위해 자사주 14%를 매입한다고 밝힌 바 있고, 탄소 배출량 감축 약속을 받아 내려던 독일계 기후 행동주의 펀드를 기업의 미래를 망치려고 한다는 이유를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미국 퍼미안 셰일분지 자산을 보유한 파이오니어사를 595억달러(약 79조원)에 인수했으며, 중남미 가이아나에서 석유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우즈는 텍사스 휴스턴에서 최근 막 올린 연례 에너지 콘퍼런스 세라위크(CERAWeek)에서 자신의 견해와 함께 저탄소 수소 프로젝트 중단을 시사했다.

현재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프로젝트에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그러나 엑슨모빌은 탄소 배출을 포집한 가스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 혜택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즈는 자사의 방식도 법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린수소만 선호하는 것은 정부가 전체 배출량 감소보다 특정 기술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그는 “만약 규제가 로비의 영향을 받고 사람들이 승자와 패자를 정하려 한다면 우리는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배출량 감축에 초점을 맞춰 시장과 기업이 최선의 방법을 찾도록 하는 기본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는 탄소 집약도를 줄이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데 왜 정부는 공로를 인정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는 업계 전반의 탄소 배출 감축 투자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반 ESG 확산을 두고 자산운용사 누버거 버먼의 제프 윌 수석 애널리스트는 “얼마 전까기만 해도 업계는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친환경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중요해진 에너지 안보가 기업에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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