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화州 연기금 자산 운용 관리계약 해지…안티ESG 압박
반ESG 활동에도 블랙록 ESG펀드에 3550억달러 순유입 기록
하원 법사위는 ESG투자기관 조사…자료제출도 요구받아
블랙록 로고 / 사진=연합뉴스
블랙록 로고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미국내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반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에너지 기업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공화당은 ‘안티 ESG’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활동의 일환으로 상당수 공화당 소속 주(州)의 연기금이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133억달러(약 17조8000억원) 규모의 자금 운용 관리계약을 해지했다. 또한 미 연방하원 법사위원회는 기업의 ESG 활동을 장려하는 단체의 최고경영자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공화당이 안티 ESG 활동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블랙록에 맡겨둔 주 연기금 자산 133억달러(약 17조8000억원)를 인출하고 자산 운용 관리계약을 해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금액은 블랙록이 운용 중인 10조달러(약 1경3000조원)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FT는 일부 공화당 주 연기금은 여전히 블랙록에 200억달러(약 26조8000억원)가 넘는 자산을 맡겨두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텍사스주 퍼머넌트 스쿨펀드는 4월 말까지 85억달러(약 1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산 운용 관리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블랙록이 ESG경영을 빌미로 텍사스주의 주력 산업인 화석연료 생산 기업들을 보이콧하려 한다는 것이 이유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기금을 운용하는 텍사스주 교육위원회 애런 킨지 위원장은 “주 법상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내걸어 에너지 관련 기업 투자를 거부하는 운용사에 일을 맡길 수 없게 돼 있다”며 블랙록과의 계약은 법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반면 블랙록은 어떤 보이콧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결정은 블랙록의 뛰어난 운용 실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텍사스 학교와 가족들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텍사스주와 함께 투자 철회를 결정하는 공화당 소속 주정부가 늘고 있다.

지난 2022년 웨스트버지니아주 재무장관 라일리 무어는 화석연료 기업을 보이콧하는 금융기관 목록에 블랙록을 포함했다. 같은 해 플로리다주는 블랙록으로부터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의 주 기금을 회수했다. 이 외에도 미주리주 등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일부 지역에서 같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켄터키주 관리들은 신탁 의무를 이유로 블랙록에 자산 운용을 계속 맡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산 운용 관리계약 해지를 발표한 텍사스 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화석연료 기업 등에 투자를 의무화하는 주의 ‘공정 접근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텍사스 상공회의소는 최근 연구에서 이 법이 주의 사업환경을 해치고 상당한 세수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블랙록은 보수 우파들의 공격과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응하고 있다. 수도 워싱턴 D.C에서 공화당 의원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고위 로비스트를 고용해 휴스턴에서 전력망 투자 포럼을 개최했다.

아울러 기업 독립성의 중요도를 강조하면서 세계 최대 투자자 기후 이니셔티브인 '기후행동 100+'에 대한 참여도를 낮췄다.

하지만 주 연기금의 투자 철회에도 불구하고 블랙록의 ESG 펀드 투자자 유입은 계속되고 있다. 블랙록은 계약 해지에도 불구하고 총 3550억달러(약 477조원) 이상 순유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ESG활동의 반트러스트법(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미 연방하원 법사위원회는 기업의 ESG활동을 장려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기반 행동주의 투자그룹 '애즈유소우(As You Sow, '뿌린대로'라는 의미)'의 최고경영자(CEO) 앤드류 베하르에게 소환장을 보냈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법사위는 동일한 조사와 관련해 블랙록과 함께 또다른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에도 각종 자료 제출과 면담, 증언 등을 요구했다.

애즈유소우 대변인은 “위원회에서 최초로 요청을 받은 이후 단체의 자료와 서면 증언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베하르 CEO는 이미 28일에 열릴 위원회에 참석하기로 했고, 소환장은 중복 발송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사위는 여러 경영진의 증언 녹취록을 받았지만, 애즈유소우는 최고 법률고문인 다니엘 푸게레와의 인터뷰만 확보해 소환장을 보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또 베하르 CEO와의 면담을 주선하려 했지만 무산됐고, 단체가 제출한 자료로는 관련 사항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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