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두 후보 모두 강경파 "투쟁 불사"
의료계에선 "대화 촉구" 의견도
악수하는 임현택 후보(우)와 주수호 후보(좌). /대한의사협회 제공
악수하는 임현택 후보(우)와 주수호 후보(좌). /대한의사협회 제공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후보가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과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으로 압축된 가운데 26일 결과가 판가름 난다. 새롭게 선출된은 회장에게는 의사들의 통합된 목소리를 전달할 책임이 주어지게 될 전망이다. 

의협 중앙선거관리회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를 진행하고 개표한 결과 1차 투표에서 임현택 후보와 주수호 후보가 각각 득표율 1·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의협 회원 중 유권자 5만 681명을 대상으로 전자 투표를 진행했고, 3만 3684명(66.5%)이 참여했다. 그 결과 임 후보가 득표율 35.7%(1만 2031표)를 얻으며 1위를 했고, 주 후보가 29.2%(9846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장, 박인숙 전 국회의원, 전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 대표가 각각 3~5위를 차지했다.

1차 선거에서 과반의 표를 얻은 후보가 없어 의협은 다득표자인 임 후보와 주 후보를 두고 25~26일에 걸쳐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의협은 "이번 선거는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현 상황(의대증원 사태)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했다.

두 후보 모두 강경파로 알려져 있어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강경 투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임 후보의 경우 정부와의 갈등에서 늘 거친 표현으로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의대 정원 발표 후 성명을 통해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 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주 후보 역시 "14만 의사의 의지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나갈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또한 후보 토론회에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전제로 한 의사들의 단일 대오가 정부를 상대로 싸울 때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회원들을 이끌 수 있는 회장이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 모두 투쟁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의협은 차기 회장 및 집행부를 중심으로 대정부 투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정부는 의대 증원과 전공의의 집단 행동과 관련해 의료계가 대표를 구성해 통일된 대화의 장을 나눌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이에 지난 22일 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이 참여한 회의가 열렸다.

'의대 증원 철회'를 전제로 정부와 대화를 하겠다는 기조는 변함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들 협의회 사이에서도 강경파와 대화파가 나뉘는 상황이라 당장 의료계가 목소리를 통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한 각각 협의회들이 의료계를 대표할 자격이 있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서 대표성 있는 소통 창구가 생길지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따른다.

아울러 이날부터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 윤 대통령은 면허정지 처분 등과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의료계와 한층 더 적극적으로 대화의 장으로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의료계에서도 대화의 분위기를 반기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강대강 매치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협이 계속해서 강경 투쟁을 지속할지에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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