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신진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진퇴양난에 빠진 롯데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 사드배치 후보지 롯데 성주골프장. /연합뉴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군 당국은 이르면 내일 경북 성주군에 위치한 롯데 골프장 감정 평가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측은 중국의 보복 조치가 이어지고 있어도,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를 위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단 내일 결과가 발표된다고 하니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사회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와 국방부는 성주 롯데 스카이힐CC와 남양주 군용지를 교환하기로 합의했지만, 부지교환을 매듭지을 이사회는 아직 열지 못했다. 당초 이사회는 1월초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여러 상황 때문에 2주째 연기가 된 상태다.

롯데그룹은 중국 정부의 금한령(禁韓令)의 직접적인 표적이 됐다. 롯데 성주골프장이 사드 부지로 결정된 뒤 중국 정부로부터 롯데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받았고, 소방 및 위생점검 등을 받았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사드 부지를 제공한데 따른 중국의 보복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심지어 중국이 롯데에 직접 협박을 가하고 있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롯데 측은 “해당 설은 사실 무근이며, 사드 관련 중국의 보복성 조치는 롯데만의 문제가 아닌 유통, 관광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롯데면세점 등 아무래도 중국인 매출 비중이 큰 계열사가 많기 때문에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롯데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 / 롯데면세점

국내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2016년 1분기를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0.8%에 이른다.

이에 롯데는 중국 당국의 정책에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혹시나 사드 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으로 비춰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장 춘제 기간 단체 여행객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걱정이 태산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인 입국자는 전년 동기 대비 26% 급감한 5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이달 들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한국행 전세기에 대해서만 이번 달부터 다음 달까지 운항 신청을 불허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을 20%가량 줄이는 조치도 우리나라만 해당하는 것으로 오는 4월까지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류 콘텐츠와 한류 스타를 제한한다는 ‘한한령(限韓令)’이 장기화 될 경우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민들이 지켜보는 눈도 부담스럽다. 탄핵 등과 겹쳐 사드 배치 반대 여론이 대두되며 롯데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적잖게 들린다. 부지 제공을 거부하지 않으면 중국 사업은 힘들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업적인 부분을 비롯해 정부, 중국 당국, 여론의 눈치까지 봐야하는 롯데의 부담감이 가중되고 있다.

신진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