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이 충격에 빠졌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그룹경영의 방향키를 잃게 됐다. 앞으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도 모자를 판에 삼성은 본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혐의를 벗기 위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한국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기업투자를 활성화시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함에도 기업을 죄인 취급하는 결정은 글로벌 전쟁터에서 앞으로의 삼성이 처할 위기와 나비효과처럼 번질 중소기업 피해, 설비투자 저하, 청년 일자리 감소 등 경제·사회적 문제로 확산되며 대한민국을 피폐하게 만들 수 있다.  

이 부회장이 뇌물 혐의로 구속되면서 삼성은 해외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비리 기업'이라는 낙인되면 브랜드 이미지의 하락은 물론 해외에서의 불이익으로 한국경제가 휘청 거릴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오전 법원은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삼성 관계자는 "특검이 제기한 혐의가 큰 틀에서 1차 구속영장 청구 때와 다를 게 없는데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심히 유감"이라며 "향후 본 재판에 성실히 임해 혐의를 벗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이 충격에 빠졌다. 이제 삼성은 본 재판에서 이 부회장의 혐의를 벗게 하려고 총력을 다한다./연합뉴스

이날 이 부회장은 영장실질심사에서도 2차례 특검 조사를 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뇌물공여와 횡령 등 주된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씨 측에 제공한 승마 지원금 등은 청와대의 강요에 의한 것일 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는 무관하다며 일관된 주장을 펼쳤다. 또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역시 대가 없이 낸 돈이라는 취지다.

이 부회장의 구속 직후 삼성의 경영은 사실상 마비됐다. 지배구조·사업 개편 작업부터 투자와 인수 등 굵직한 사안들의 결정은 한없이 미뤄지게 됐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답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논의 자체가 힘들다. 장기 로드맵 구상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도 보류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전면에 등장한 2014년부터 약 3년간 15개의 해외 기업을 사들였다. 특히 80억달러(9조6,000억원)를 들여 인수하기로 한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의 경우 한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사례로는 최대 규모다.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 리스크를 책임질 오너의 부재로 신사업 투자나 인수합병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 그룹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길 바랄 뿐"이라고 걱정했다.

국내 일등 기업이라고 불리는 삼성의 총수가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하는 일이 생기면 기업인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한국 경제에 파장이 클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교수는 "특검은 이번 일로 글로벌적으로 어떤 파장이 일어날 지는 생각을 안하고 있다"며 "삼성은 한국기업의 중추적인 핵으로 대학생들의 취업 등 일지리부터 다양하게 악영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전통 제조업으로 글로벌에서 위에 있는 기업"이라며 "삼성이 부패한 기업이 된다면 미국에서 엄청난 차별과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는 '해외부패방지법(FCPA·Foreign Corrupt Practices Act)'이 있다. FCPA는 미국 기업이 해외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거나 회계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처벌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1977년 제정한 법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거나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하게 돼 있는 기업 또는 기업의 자회사가 적용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상장 기업은 아니지만 2008년 해외부패방지법 개정으로 법 적용 범위가 확대돼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FCPA 제재 대상으로 확정되면 엄청난 금액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또 미국 연방정부와의 사업이 금지되는 등 미국 내 공공 조달사업에서 퇴출당하게 된다. 특히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영국, 브라질 등 여러 국가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강도 높은 부패방지법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삼성은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7%,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며 "삼성의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은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이 엄중한 이때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자칫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해외시장에서 쌓아올린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주요 외신들 역시 이 부회장 구속이 삼성전자 실적과 기업 이미지 악화에 그치지 않고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NHK는 "약 50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반도체·가전제품 시장을 이끄는 세계적인 기업"이라며 "스마트폰 시장 애플 등과 치열한 경쟁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의 경영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보도했다. 

또 “박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는 속도를 내겠지만 삼성 경영에는 상당한 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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