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카드업계에 바이오인증 결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문과 홍채, 정맥, 목소리 등 바이오인증 수단도 다양해졌다. 모바일 카드를 넘어 몸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한, 진짜 ‘노(No) 카드’ 시대다. 카드업계는 바이오인증으로 디지털 색채를 입고 결제 편의성도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 14일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바이오인증 결제 시장이 디지털 금융의 새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14일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생체정보만으로 카드결제가 가능한 거래 방식이 올해 상반기(1~6월) 시범 도입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2017년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보고’에서 바이오인증 결제 방식을 소개하고 인프라가 갖춰진 카드사부터 바이오페이를 운영하기로 했다.

롯데카드는 이르면 이달 손바닥 정맥으로 본인 인증과 결제를 하는 ‘핸드페이(Hand pay)’를 선보인다.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을 입력해 인물을 판별하는 기술이다. 핸드페이가 상용화되면 신용카드 등 별도의 결제수단이 없어도 거래를 할 수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정맥 인증을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상용화한 것은 핸드페이가 최초”라고 말했다. 이어 “인증과 동시에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라 금융당국이 신중히 논의하고 있다”며 “당초 3월로 예상했던 시범사업 시기보다는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 롯데카드는 이르면 이달 손바닥 정맥으로 본인 인증과 결제를 하는 ‘핸드페이(Hand pay)’를 선보인다./사진=롯데카드 제공

하나카드와 BC카드는 고객의 소리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카드는 개인의 음파를 활용한다. 하나카드는 “주파수처럼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없어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BC카드는 올해 상반기 ‘보이스 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목소리를 등록한 뒤 “내 목소리로 결제”라고 말하면 자동결제 된다.

신한카드는 이미 지문 인식 시스템을 도입했고, 삼성카드도 블록체인 기술로 홍채나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카드업계가 바이오인증에 앞다퉈 진출하는 이유는 디지털 금융의 미래 먹거리라서다. 바이오인증은 특히 가장 앞선 디지털 금융 기술로 전해진다.

카드사의 수장들은 올해 신년사와 취임사에서 디지털 퍼스트를 제1가치로 피력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에서 선봉장이 되면 ‘디지털 금융의 선두주자’ 이미지를 굳힐 수 있다”며 “카드사 수입이 줄어들다 보니 어느 분야라도 앞서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는 2017년 8개 전업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100억원 가량 줄어드리라 예상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체크카드 비중 확대 등이 카드사의 당기 순익을 소폭 끌어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올해 3월로 예정됐던 바이오인증 결제 수단 출시 시기는 2분기로 미뤄지리라 봤다. 본인 인증뿐만 아니라 금융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금융당국의 승인이 예상보다 길어졌다는 설명이다.

또 바이오인증 전용 단말기의 가격이 50~100만원 대로 다소 비싸다. 전국 단위로 확대될 경우 현행 카드 단말기 수준으로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인증이 상용화되면 플라스틱 카드 관리 비용이 이관되므로 큰 부담은 없다”며 “다만 바이오인증이 보안에 완전무결한 것처럼 다뤄지는데,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기 전 방어벽을 잘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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